‘6·25 참전용사 권유로 입대’ 美 육군참모총장 끝내 경질

헤그세스, “즉각 사임하고 전역하라” 명령
바이든 정부 때 임명… 결국 임기 못 채워
“고교 시절 우연히 6·25 참전용사 만나…
그분 이야기에 감명받아 군인의 길 결심”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임명된 랜디 조지(61) 육군참모총장(대장)이 결국 경질됐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들어서 계속 미 육군을 이끌어 왔으나, 임기를 1년 5개월가량 앞두고 물러나는 것이다. 조지 장군은 6·25 전쟁 참전용사의 권유로 군인이 되길 결심하는 등 한국과 인연이 깊다.

 

2일(현지시간) CBS 방송 등에 따르면 피트 헤그세스 미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은 최근 조지 장군에서 즉각 참모총장을 그만두고 전역할 것을 명령했다. 전쟁부 대변인은 “조지 장군이 곧 육군참모총장을 사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랜디 조지 미국 육군참모총장(왼쪽)과 피트 헤그세스 전쟁부(옛 국방부) 장관. 헤그세스 장관이 최근 조지 장군에게 “즉각 사임하고 전역하라”는 명령을 내림에 따라 전격적인 육군총장 경질이 이뤄졌다. AFP연합뉴스

조지 장군은 바이든 행정부 임기 후반인 2023년 9월 육군참모총장에 임명됐다. 바이든 전 대통령이 발탁한 고위 장성들이 정권 교체 이후 2025년을 거치며 대거 경질된 가운데 조지 장군만은 그래도 자리를 지켜 트럼프 대통령의 신임을 얻은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이 제기됐다. 하지만 그마저 4년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중도 하차했다.

 

미국은 현재 이란과 전쟁 중이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옛말에도 불구하고 갑작스러운 경질이 이뤄진 이유에 대해 전쟁부는 함구하고 있다. 다만 미 언론은 얼마 전 인기 가수 키드 록(55)의 자택 앞에서 미 육군 소속 아파치 헬기 2대가 이른바 ‘제자리 비행’을 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 공개와 관련이 있다는 추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헬기 조종사들이 국민 혈세로 엉뚱한 짓이나 했다’는 비난 여론이 빗발치자 미 육군은 그들의 직무를 정지하고 비리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키드 록은 미국 대중문화계에서 대표적인 친(親)트럼프 인사로 꼽힌다. 트럼프의 핵심 측근인 헤그세스 장관도 키드 록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트럼프 측의 비위를 건드린 조지 장군이 책임을 뒤집어 썼다는 것이 일부 매체의 보도 내용이다.

 

다만 미 전쟁부는 “문제의 헬기 사건은 이번 육군참모총장 경질과는 아무런 상관도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지난 2025년 9월 경기 평택 캠프 험프리스를 방문한 랜디 조지 미국 육군참모총장(왼쪽)이 김규하 육군참모총장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조지 장군은 원래 병사로 육군에 입대했다가 나중에 웨스트포인트 육사를 졸업하고 장교로 임관한 독특한 이력을 갖고 있다. 그는 상원 인사청문회 당시 군인의 길을 걷기로 한 이유에 대해 ‘6·25 전쟁 참전용사의 권유를 받았다’는 취지로 말해 눈길을 끌었다. 조지 장군은 “내 고향인 아이오와주(州) 앨든에는 군대가 없고 우리 집안도 군인 가문은 아니었다”며 “고교생 때 알게 된 6·25 전쟁 참전용사가 있었다. 그분이 내게 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줬고, 나는 크게 고무됐다”고 털어놨다.

 

조지 장군은 2025년 9월 한국을 방문해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서 김규하 육군참모총장과 만나 양자 회담을 가졌다. 당시 그는 “한·미 동맹이 한반도를 넘어 인도태평양 역내 평화와 안정의 핵심 축으로 진화해 왔다”며 특히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한 한국 육군의 역할을 높이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