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3월 원유 수입량 30% 줄어… 다카이치 ‘수요 억제’ 만지작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여파로 일본의 지난달 원유 수입량이 2월 대비 3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대유행기 때인 2020년 6월 당시를 밑도는 최소 수입량이다.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일본 조달망을 직격하는 모양새여서 절전 권고 등 수요 억제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일 무역 데이터 조사업체 케이플러 자료를 인용해 일본의 3월 원유 수입량은 5203만배럴로 2월에 비해 30% 감소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코로나19 당시 이동 제한으로 수요가 감소했던 2020년 6월 수입량보다 적으며, 관련 자료를 확인할 수 있는 2013년 이후 최저치이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 AP연합뉴스

수입량 감소는 미국·이스라엘이 2월28일 이란을 공격한 이후 많은 선박이 호르무즈해협에서 발이 묶였기 때문으로 보인다. 페르시아만의 선박들이 일본에 도착하지 못하면서 3월 수입량이 크게 감소했고, 그 페이스는 하순 들어 더 떨어졌다.

 

3월 수입량은 사우디아라비아 54%, 아랍에미리트(UAE) 35%, 쿠웨이트 4% 등 페르시아만에 접한 국가들이 상위에 올랐다. 중동 국가 의존도가 96%에  달해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의한 공급 단절 위험성이 부각됐다고 닛케이는 덧붙였다.

 

3월에 수입한 원유 대부분은 전쟁이 터지기 전 출하된 것이다. 수입량 감소 사태는 이달 들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케이플러는 4월 수입량이 4215만배럴로 2월 대비 4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산 수입 물량이 309만배럴로 2월 대비 70% 증가하고, 이집트산 213만배럴이 신규로 들어올 것으로 예상됐다.

 

일본은 이처럼 호르무즈해협을 통하지 않고 원유를 들여올 수 있는 조달처 확보에 힘을 쏟고 있지만, 수요를 맞추기 위한 수입량을 유지하기에는 역부족이다.

 

의료기기, 비닐봉지 등 원료가 되는 나프타나 휘발유 등 원유를 정제해 얻는 석유 제품 수입도 30%가량 감소한 상태다. 특히 나프타는 일본 내 수요의 40%를 중동산이 차지하고 있어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풀리지 않는 한 공급이 더욱 감소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짚었다.

 

한국 등 각국이 차량 5부제, 재택근무제 등을 통해 에너지 절약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지금까지 ‘공급 유지’에 초점을 맞춰온 일본에서도 이같은 수요 억제 정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전날 중의원(하원) 본회의에서 ‘국민에게 절전·절약을 요청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현재 석유 필요량은 확보돼 있어 전력의 안정적 공급에는 지장이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대응하겠다”고 답했다.

 

에너지리서치업체 이토리서치의 이토 도시노리 대표는 “호르무즈해협 봉쇄가 4월 중에 해제되지 않고 장기화할 경우 이동이나 제조업 가동 등 행동을 제한해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