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8123명. 지난 2월말 기준 국내 등록 변호사 수다. 10년 전 2만784명에서 83% 넘게 늘었다. 그래서일까. 변호사 10명 중 8명은 매년 배출되는 신규 변호사 수가 너무 많다고 생각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매년 변호사시험 합격자가 1700명 넘게 배출되고 검찰청 폐지를 앞두고 퇴직하는 검사들도 늘면서 변호사 업계가 과당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6일까지 회원 변호사 2521명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이같이 파악됐다.
설문 응답자의 75.9%인 1914명은 현재 변호사시험 합격자 수에 대해 ‘매우 과잉’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변시 합격자 수는 1744명에 이른다. 적정한 변호사 배출 규모를 묻는 문항에는 응답자의 39.5%인 996명이 ‘1000명 이하’라고 답했다. ‘500명 이하’라고 답한 비율은 24%였다.
변호사 수 증가에 따라 수임료도 크게 줄어들었다. 38.2%(962명)의 응답자가 최근 5년간 평균 사건 수임료가 30% 이상 크게 감소했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97.7%(2463명)는 변호사 간 경쟁이 너무 치열해졌다고 했다.
실제로 한 조사에 따르면 서울 지역 경력 1~3년 차 개업 변호사의 월평균 수임 건수는 단 1.1건에 그쳤다. 소송 1건당 평균 수임료(약 500만원)에서 제반 경비를 제외하면 월수입은 약 300만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사무실 임차료 등 고정비(월 200~250만원)를 감안하면 실질적인 수입은 높지 않다.
변호사협회는 인공지능(AI) 활용 증가로 인한 자문 수요 감소, 정부 기관의 사건 독점, 유사 직역과의 경쟁이 시장 포화를 가속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변호사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가장 필요한 정책으로 꼽힌 것은 법조인 배출 통로인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의 정원 축소였다. 변호사시험 합격자 결정 절차 합리화, 결원보충제 폐지가 뒤를 이었다.
이 밖에 세무사·노무사·법무사 등 유사 직역을 변호사로 일원화하는 게 필요하다는 답변, 변호사시험 난도를 올려 연간 합격자 수를 500~100명 수준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편 변협은 오는 6일 오전 11시 법무부가 위치한 정부과천청사 정문에서 변호사 배출 수 감축을 위한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