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 불법영업 판치더니…정부 칼 빼자 지자체들 일제 정비

전국 자치단체가 하천·계곡 내 불법점용시설 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부가 최근 하천·계곡 주변 불법점용시설을 방치할 경우 무관용 원칙으로 징계하겠다고 밝힌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울 강북구는 9월까지 하천과 계곡 내 불법 점용시설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일 계획이다. 구에 따르면 조사 대상은 하천·계곡 주변에 평상, 데크, 천막 등 불법 시설 설치한 뒤 무단 영업을 하는 업소다.

서울 강북구 하천·계곡 내 불법점용시설 정비를 전담하는 태스크포스(TF)팀이 지난 3월 1차 회의를 열고 있다. 강북구 제공 

구는 적발된 불법시설에 대해선 즉시 원상복구 명령을 내리고,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변상금 부과와 고발, 행정대집행 등 강력한 조치를 병행할 계획이다. 원상복구 기간은 최대한 단축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구는 부구청장을 단장으로 하는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꾸려 건설관리과, 치수과, 공원녹지과, 보건위생과 등 관계 부서 간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TF는 정비 기간 월 1회 정기회의를 열어 부서별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월 1~2회 합동 특별점검도 실시할 예정이다.

 

강원 원주시도 하천·계곡 내 불법 점유 시설 근절에 나섰다. 3일 원주시의 1차 전수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 내 불법점유시설은 463건으로 집계됐다. 유형별로는 가설건축물 216건으로 가장 많았고, 평상 설치 113건, 무단 경장 45건, 그늘막·방갈로 34건, 형질변경 7건, 기타 48건이었다. 시는 적발된 불법시설에 대해 현장 계도와 자진 철거를 유도한 뒤,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엄정 조치할 방침이다.

 

이처럼 각 지자체가 하천·계곡 불법점용시설 정비에 속도를 내는 이유는 정부 방침과 무관치 않다. 앞서 행정안전부는 지난달 이재명 대통령 지시에 따라  전국 하천·계곡 주변 불법 점용시설을 재조사한 결과, 적발 건수가 지난해 전수조사 때보다 9배 가까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불법 점용 행위는 7168건으로, 지난해 전수조사 결과인 835건보다 크게 늘었다. 관련 불법시설은 1만5704곳으로 파악됐다. 유형별로는 건축물이 3105건(19.8%)으로 가장 많았고 불법 경작 2899건(18.5%), 평상 2660건(16.9%), 그늘막・데크 1515건 (9.6%) 등이 뒤를 이었다. 

 

행안부는 5월 1일부터 기후에너지환경부, 농림축산식품부, 산림청 등 관계기관과 250여 명 규모의 안전감찰단을 꾸려 본격적인 현장 감찰에 나설 계획이다.

 

감찰단은 감찰 과정에서 허위 보고나 업무 태만이 확인될 경우 무관용 원칙에 따라 징계하고, 사안이 엄중한 경우 수사 의뢰도 병행할 방침이다. 해당 지자체에도 별도 페널티를 부여할 방침이다. 반면 정비 실적이 우수한 지자체에는 포상과 재정적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행안부는 재조사 이후에도 숨겨진 불법시설이 남아 있을 가능성을 고려해 이날부터 안전 신문고에 전용 신고 창구도 운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