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인희 작가의 개인전 ‘곶자왈-바이오필리아’가 서울 인사동 제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서 작가는 제주특별자치도가 지역 작가들의 수도권 진출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추진해 온 ‘2026 제주갤러리 전시 대관 공모’를 통해 선정된 13명의 작가 중 한 명이다. 올해 첫 번째 전시 작가로 나서며 의미 있는 출발을 알렸다.
서인희는 제주 고유의 생태 환경인 ‘곶자왈’을 주제로 꾸준히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곶자왈은 화산 활동으로 형성된 암괴 지대 위에 다양한 식생이 공존하는, 제주를 대표하는 독특한 생태 공간이다. 작가는 덩굴과 나무, 양치류 식물이 서로 얽히고 설킨 숲을 오랫동안 걷고 관찰하며, 자연이 품은 생명의 질서와 아름다움을 화폭에 담아왔다.
이번 전시 제목인 ‘바이오필리아(Biophilia)’는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이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이 생명과 자연에 본능적으로 이끌리는 성향을 뜻한다. 서인희는 이 개념을 작업의 근간으로 삼아, 곶자왈 생태계의 순환을 ‘사랑’이라는 감각으로 풀어낸다. 작가에게 자연에서 감지되는 생명의 울림은 철학적 사유의 대상이기도 하다.
전시장에는 〈유기적 순환〉, 〈얽힌 희망의 숲〉, 〈켜켜이 쌓은 생명의 흔적〉, 〈계절은 끝내 꽃을 품는다〉 등 작품이 소개된다. 절제된 선묘의 미와 제주 풍토 특유의 강렬한 색채, 그리고 식물의 생동감이 어우러지며 곶자왈의 깊은 숨결을 전한다.
서인희 작가는 “내게 곶자왈 숲은 과거와 미래를 잇는 감정의 장소”라며 “모든 것을 빠르게 해결하려는 디지털 시대 속에서, 자연의 시공간과 현시대 사이의 괴리를 무한한 색채와 선의 세밀한 표현, 그리고 유한한 노동의 방식으로 풀어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곶자왈-바이오필리아’는 서울 한복판에서 제주의 깊은 숲을 마주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생명과 자연에 대한 근원적 감각을 환기시키는 전시로 평가된다. 전시는 4월 6일까지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