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 대출 연장 ‘스톱’... 올해 규제지역 7500가구 쏟아진다

비거주 1주택 전세대출 보증 축소 검토... 갭투자 차단 위한 추가 규제
1일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다주택자 급매물 안내문 모습. 연합뉴스

 

수도권 규제지역에서 다주택자의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면서, 올해에만 최대 7500가구에 달하는 매물이 시장에 나올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에 그치지 않고 비거주 1주택자의 전세대출 보증을 축소하는 추가 규제 카드까지 만지며 투기 수요 압박에 나섰다.

 

◆ 올해 만기 2조7000억 원... 규제지역 ‘매물 폭탄’ 현실로

 

5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오는 4월 17일부터 수도권 및 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의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제한된다. 이번 ‘4·1 대책’ 시행으로 약 1만7000가구, 금액으로는 4조1000억 원 규모의 대출이 만기 일시상환 대상에 오른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물량이다. 전체 1만2000가구(2조7000억 원) 중 서울 25개 자치구와 과천·분당 등 경기 12곳 규제지역 물량이 약 7500가구에 달한다. 이는 올해 전체 만기 물량의 62.5%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규제지역은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이 각각 40%로 강화된 상태다. 대출 연장이 막힌 다주택자가 수억 원대의 상환 자금을 마련하지 못할 경우, 보유한 주택을 시장에 내놓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 무주택자에게는 찬스... ‘실거주 의무’ 유예가 변수

 

이번 대책은 무주택 실수요자에게는 내 집 마련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정부는 무주택자가 다주택자의 매물을 연말까지 매수할 경우, 실거주 의무를 기존 임대차 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해주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규제지역은 대기 수요가 풍부한 곳인 만큼, 대출 압박으로 나온 급매물은 무주택자들에게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2일 용산구 아파트 단지의 모습. 뉴스1

 

◆ 다음 타깃은 ‘비거주 1주택자’... 갭투자 통로 차단

 

금융당국은 갭투자에 활용되는 전세대출 규제도 강화할 방침이다. 현재 비거주 1주택자가 받을 수 있는 전세대출 보증 한도를 추가로 축소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

 

이미 지난해 대책을 통해 규제지역 내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이 금지되고 보증 한도가 3억 원에서 2억 원으로 줄었지만, 이를 더 조여 투기적 수요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의지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나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공적 보증을 줄여 대출 실행 자체를 어렵게 만드는 방식이 거론된다.

 

정부의 강경 기조 속에서도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한 보완책 마련이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일 오후 10시쯤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직장 이전이나 부모 봉양 등 불가피한 사유로 일시 비거주하는 경우는 규제에서 제외됨이 명백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투기 수요를 정밀하게 가려낼 ‘실거주 예외 기준’을 구체화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대출 규제가 전방위로 확산되면서 하반기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매물 소화 속도와 가격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며 “실수요자들은 발표될 세부 기준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