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곳곳 난개발 논란 확산… 환경단체 “깜깜이 인허가 중단, 주민 알권리 보장” 촉구

전북 지역 곳곳에서 환경오염 시설과 난개발 논란이 잇따르는 가운데 환경시민사회 단체가 주민 알권리 보장과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나섰다. 특히,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두고 개발 인허가 과정의 투명성과 주민 참여를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정치권으로 확산되는 양상이다.

 

‘난개발·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 알권리 조례 운동본부’는 지난 3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해시설이 주민 모르게 추진되는 ‘깜깜이 행정’을 중단하고 주민 주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전북환경운동연합과 공익법률센터 농본 등 80여개 단체로 구성된 ‘난개발·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 알권리 조례 운동본부’는 지난 3일 전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해시설이 주민 모르게 추진되는 ‘깜깜이 행정’을 중단하고 주민 주권을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여해 각 지역에서 발생한 환경 피해 사례를 공유하며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단체는 “현재 개발사업 구조는 위험은 지역과 농촌에 떠넘겨지고, 이익은 개발업자가 독점하는 형태”라며 “피해는 결국 주민에게 돌아가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환경영향평가 제도의 허점을 문제 삼았다. 하루 처리량 기준을 피하고자 사업 규모를 쪼개거나 축소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회피하는 사례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완주 상관면 의료폐기물 소각장(환경영향평가 기준 회피) △김제 지평선산단 폐기물 매립장 증설 △정읍 폐목재 화력발전소 △전주 천일제지 고형폐기물연료(SRF) 시설 등을 대표 사례로 제시했다. 또 고창 성송면과 정읍 옹동면 일대에서는 장기간 석산 개발로 인한 소음과 분진 피해가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주민들은 개발 사업이 확정된 이후에야 사실을 알게 되는 구조도 문제로 꼽았다. 한 주민은 “공사가 시작된 뒤에야 뒷산이 깎이는 것을 알았다”며 “사전에 대응할 기회조차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운동본부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7대 주민 주권 조례’ 제정을 제안했다. 주요 내용은 △갈등유발시설 사전 고지 △환경정책위원회 사전 심의 △환경피해 조사와 주민 지원 △도시·군계획 규제 강화 △환경영향평가 대상 확대 △위원회 회의 공개 △주민 참여 보장 등이다.

 

‘난개발·환경오염 방지 및 주민 알권리 조례 운동본부’가 지난 3일 난개발과 환경오염을 방지하고 주민의 알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7대 주민주권 조례'의 제9회 지방선거 공약 채택을 촉구하는 정책토론회를 개최하고 있다..전북환경운동연합 제공

단체는 “개발 관련 회의에 사업자는 참석하지만, 주민은 존재조차 알지 못하는 구조를 바꿔야 한다”며 정보 공개와 참여권 보장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이정현 전북환경운동연합 공동대표는 “환경영향평가 기준을 현실에 맞게 강화하지 않으면 편법 개발을 막을 수 없다”며 “SRF 시설 등 사실상 소각장과 같은 시설도 평가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승수 공익법률센터 농본 대표는 “지방선거에서 정당과 후보들이 난개발 방지와 주민 환경권 보장을 핵심 공약으로 채택해야 한다”며 “주민 알권리와 참여권 보장은 지방자치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현장에는 전북지사 출마 예정자 측 관계자와 일부 정당 인사들도 참석해 조례 제안서를 전달받았다. 환경시민사회 단체는 더불어민주당 등 주요 정당이 해당 조례를 당론으로 채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운동본부 관계자는 “이번 지방선거는 난개발 문제를 해결할 마지막 기회”라며 “정치권이 주민의 생명과 환경을 지키는 데 책임 있게 응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참가자들은 기자회견 이후 정책 토론회를 열고 조례 세부안과 적용 방안을 논의했으며, 지역 난개발 현안을 상징하는 퍼포먼스를 통해 제도 개선 의지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