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회담 앞두고…北, 中과는 관계 복원 속도·러와는 밀착 강화 [북*마크]

5월 예정인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러 밀착과 북·중 관계 복원이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 9차 북한 노동당 대회를 계기로 러시아와는 더 밀착하고, 중국과는 경제협력 중심으로 관계 복원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해 9월 3일 중국 베이징에서 진행된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했다. 왼쪽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김 위원장. 조선중앙통신. 연합뉴스

◆ 북·러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관계 더욱 공고히”

 

조선중앙통신은 5일 “당 제9차 대회 기념연회가 지난달 31일 러시아 주재 북한대사관에서 진행됐다”고 보도했다. 연회에는 신홍철 주러 북한대사와 대사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러시아 측에서는 연방의회 외교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드레이 클리모프 통일러시아당 최고이사회 정치국 성원과 정부·정당·언론 인사들이 초청됐다. 통일러시아당은 러시아 제1당이자 집권여당이다. 클리모프 부위원장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으로 꼽힌다.

 

통신에 따르면 신 대사는 “두 나라 사이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클리모프 부위원장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총비서 재추대를 언급하며 “세대의 계승성을 다시 보여주고, 양국의 밝은 미래를 기약해주는 사건”이라고 화답했다. 

 

북·러 관계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급속히 가까워졌다. 북한은 군수물자·병력 지원을 지원하고, 러시아는 에너지 지원과 군사기술 이전 등으로 협력하면서 양측 관계는 사실상 동맹 수준으로 평가된다. 푸틴 대통령은 김 위원장 재추대 직후인 지난달 23일 해외 정상 중 가장 먼저 축전을 보내며 친분을 과시했다.  

 

여객열차 운행이 6년 만에 재개된 지난달 12일 베이징역 플랫폼이 평양행 열차를 타기 위해 나온 승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소원했던 북·중 관계 복원…미·중 정상회담 앞둔 전략적 셈법

 

북한과 중국은 지난 70여 년간 정치·경제·군사적으로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국경이 봉쇄되며 교류가 중단된 데다, 북핵·미사일 문제를 둘러싼 입장 차이로 관계가 냉각됐다. 특히 북한의 잇단 핵·미사일 실험 이후 중국이 유엔 대북제재에 동참하면서 양측 간 간극이 확대됐다.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며 대중 의존도를 낮추려 한 점도 관계 약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지난해 김 위원장의 중국 전승절 행사 참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관계 복원 흐름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지난달 26일 김 위원장에게 축전을 보낸 데 이어 자오러지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 리창 총리도 각각 북한 측 카운터파트너인 조용원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박태성 내각 총리에게 축전을 전달했다. 양국은 최근 코로나19로 약 6년 간 중단됐던 평양-베이징 여객열차와 중국 민간 항공기 평양 노선 운행을 재개했다. 

 

북·러, 북·중 간 협력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각국의 이해가 맞물린 전략적 선택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북한에 대한 영향력을 유지하며 한반도 문제에서 발언권을 확보하고, 미·중 경쟁 구도 속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는 계산이 깔려 있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속 북한과의 협력으로 군수 지원을 확보하고 대외 고립을 완화하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도 경제제재 완충, 체제 안정, 대미 협상력 제고 등을 위해 중·러와의 협력이 불가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