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가·고환율·고물가·고금리 복합위기 극복 금리 정책 핵심 주택값 안정 위해서도 인상 필요 한은의 올바른 통화정책 기대
한국은행 신임 총재 후보로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통화경제국장이 지명되면서 향후 금리정책 운용은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고유가, 고환율, 고물가, 고금리의 ‘4고(高)’를 극복하기 위해서 금리정책이 핵심 정책수단이기 때문이다. 고환율과 고유가로 물가는 시차를 두고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가격 버블 또한 시중유동성 증가로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물가상승과 더불어 재정적자로 국채공급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가 7%까지 높아지고 있다. ‘4고’는 금융부실 확산과 자본유출 증가를 불러올 수 있다는 점에서 경계하지 않을 수 없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그동안 한국은행은 내수침체와 환율상승 사이에서 딜레마에 빠져 금리를 정책수단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이는 지난해 7월 이후 최근까지 6차례 연속 금리를 동결하고 있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준금리는 동결되고 있으나 시중금리는 상승추세를 보이고 있다. ‘4고’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당국은 금리를 완만하게 인상하는 정책선택을 할 필요가 있다.
먼저 환율과 물가를 안정시키기 위해서다. 환율 상승은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이다. 환율이 높아질 경우 외환시장 개입으로 인한 외환보유액 감소는 물론 자본유출 증가와 물가 상승이 우려된다.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산업경쟁력을 강화하고 경제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또한 노동, 세금 등 기업투자환경을 개선해 성장률을 높여 대미국 주식투자가 감소해야 한다. 그러나 이는 단기간에 개선되기 쉽지 않다. 해법은 금리를 높이고 통화량 증가율을 줄여서 추가적인 원화가치 하락에 대한 기대를 낮추는 수밖에 없다.
그동안 통화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왔다. 특히 지난해 4월 이후 증가율은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증가세는 기존의 방법으로 집계한 총통화(M2)는 물론 최근 변경된 집계방식에 의한 통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통화량은 한국은행의 저금리나 정부의 재정적자에 의해 늘어나게 된다. 과도한 통화량 증가는 물가와 환율을 높이는 주된 요인이라는 점에서 통화당국은 완만하게 금리를 높이고 정부는 재정적자를 줄여서 환율과 물가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서도 금리인상은 필요하다. 통화량 증가로 돈의 가치가 떨어질 것이 기대되면 실물수요가 늘어나면서 주택가격은 상승하게 된다.
정부는 주택거래허가제와 대출규제로 주택수요를 줄이고 다주택자에 대한 중과세로 주택공급을 늘려서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주택가격은 수요와 공급 같은 미시적 요인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지만 통화량 증가와 저금리와 같은 거시적 요인에 의해서도 상승하게 된다. 아무리 수요를 줄여도 통화량이 늘어나 돈의 가치가 떨어지면 주택가격은 오르게 되는 것이다. 주택가격 안정에 올인하고 있는 정부 정책이 성공하기 위해서 그리고 하락하고 있는 통화가치를 안정시키기 위해서 한국은행은 완만한 긴축통화정책을 선택해야 한다.
금리 인상으로 통화정책 수단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거시경제정책 수단으로는 금리, 재정, 환율정책이 있다. 재정적자가 커질 경우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환율이 오르게 되며 또한 국채 발행 증가로 금리 인상이 우려되어 재정정책은 사용에 제약을 받고 있다. 환율정책도 물가 상승과 자본유출 우려로 사용하기가 쉽지 않다. 통화당국은 금리 인상으로 정책수단을 확보해야 한다. 완만한 금리 인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시중금리와의 괴리를 줄여 통화정책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추후 금리 인하 여력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은 내수 경기침체 심화와 금융부실 확산의 부작용을 불러올 것이 우려된다. 그러나 그동안 과잉 공급된 시중유동성을 흡수해 환율과 주택가격 그리고 생활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이득이 비용보다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특히 환율 상승은 글로벌 은행들의 디레버리징(대출축소)으로 자본유출을 불러온다는 점에서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거시건전성 감독도 중요하지만 완만한 금리 인상 또한 필요하다. 지금은 한국은행의 올바른 통화정책 선택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