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이 반도체 호조세에 힘입어 실적 기준으로 일본을 턱밑까지 추격했다. 역대 단 한 번도 일본을 추월하지 못했던 우리나라 수출 실적이 올해 반도체는 물론 1분기 6조원을 넘어선 바이오 실적까지 더해 일본보다 앞설 것이란 기대감이 피어오른다.
5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연간 수출액은 7093억3000만달러로 사상 처음 7000억달러 고지를 밟았다. 2018년 6000억달러를 돌파한 이래 7년 만의 일이다. 7000억달러 돌파는 미국(2000년)과 독일(2003년), 중국(2005년), 일본(2007년), 네덜란드(2018년)에 이어 세계 6번째일 만큼 기념비적이다. 이는 1948년 정부 수립 후 첫 수출에 나선 이래 77년 만에 이룩한 성과이기도 하다. 6000억달러 달성은 세계에서 7번째였다.
지난해 일본과의 수출 격차도 역대 최소로 좁혀졌다. 일본의 연간 수출은 2011년 8226억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전환해 지난해 7383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5년 전인 2021년 1100억달러(한국 6444억달러, 일본 7560억달러) 이상이었던 양국 수출 격차는 약 290억1000만달러로 줄었다.
올해 들어서도 1월 한국 수출액은 658억5000만달러로 역대 1월 중 처음 600억달러를 돌파했다. 같은 기간 일본의 1월 수출액(586억3000만달러)보다 많다. 2월 수출액도 한국이 일본을 앞선 가운데 3월 한국 수출액은 861억3000만달러로 700억달러 단계를 건너뛰고 사상 첫 월 수출액 800억달러 시대를 열었다. 아직 일본의 3월 수출액이 발표되지 않았지만 한국이 지난달 눈부신 성과를 낸 만큼 이번에도 일본 실적을 상회했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올해 1분기 수출은 2193억달러로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산업부는 이러한 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일본 수출 실적을 역전할 것으로 전망했다. 통상 하반기로 가면 수출이 탄력을 받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중동전쟁 여파에도 불구하고 올해 1분기 바이오?헬스 수출이 6조원을 넘어서는 등 반도체 외 일부 업종이 호실적을 보인 점도 지렛대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의약품협회에 따르면, 1∼3월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액은 6조원을 넘어서는 41억6000만달러를 달성했다. 월별로 보면 1월 13억5000만달러(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 18.3%), 2월 13억1000만달러(7.1%), 3월 15억달러(6.3%) 늘었다. 올해 1분기 실적은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가 견인한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지역에서 바이오시밀러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며 지난 5개월 연속 수출 증가를 이끌었다는 게 산업부의 설명이다. 주요 성장동력으로는 수출 다변화와 위탁개발생산(CDMO) 경쟁력 강화가 지목된다.
강감찬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반도체 수출은 여러 변수가 있겠지만 최소한 올해 상반기까지는 긍정적인 추세로 가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