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물가 충격 먹거리까지 위협… 공급·수요 관리에 만전을

1분기 농식품 수출, 라면·과자가 이끌어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3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라면을 고르고 있다. 이날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1분기 농식품(K푸드) 수출이 25억6천만달러(3조8천억원)로 작년 동기 대비 4.0% 늘었다고 밝혔다. 가공식품은 라면이 4억3천500만달러로 26.4% 증가하고 과자류는 1억9천400만달러로 11.4% 늘면서 수출을 이끌었다. 2026.4.3 ryousanta@yna.co.kr/2026-04-03 13:30:13/ <저작권자 ⓒ 1980-2026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중동발 고유가에 따른 물가 충격이 장기화할 조짐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년 동기 대비 2.2%를 기록한 지난달까지는 몇몇 석유류 품목을 빼면 비교적 안정권이었지만, 중동전쟁의 충격파가 본격화한다는 전망이 속출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물가 상승 전망치를 2.7%로 끌어올려 작년(2.1%)보다 껑충 뛸 것으로 봤다. 지난달 말 기준 주요 투자은행(IB) 8곳의 평균 전망치도 2.4%로 높아졌다. JP모건은 중동 상황이 실질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5∼9월에는 3%(월간 기준)를 웃돌 것으로 예상했다.

호르무즈해협의 봉쇄 여파는 가장 먼저 에너지 가격 폭등을 이끌었지만, 앞으로 운송·물류, 공산품·가공식품·농축수산물, 외식 서비스까지 도미노식 파장이 우려된다. 당장 이달부터 시작된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국제항공료 급등은 숙박·외식 등에 전가돼 서비스물가 전반의 상승을 이끌 수 있다. 운송비가 오르면 소매상품의 가격도 밀어 올리고, 생산 위축으로 이어진다. 건설업계에선 고유가 여파에 레미콘에 필수인 석유 부산물의 가격 인상이 겹치면서 ‘4월 대란설’이 나돌고 있다.



비료의 공급 차질은 전 세계적인 식량 위기 우려를 키운다. 국제 비료 해상운송의 3분의 1가량이 호르무즈를 통과하는데, 카타르와 이란은 전쟁 후 비료 생산을 크게 줄였다. 중국은 비료 수출 통제에 나섰다. 비료의 핵심 원료인 천연가스 가격까지 폭등해 글로벌 곡물 생산 감소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당장 2분기 국제곡물선물가격지수는 전기 대비 6.4% 급등이 전망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7월 말까지 국내 비료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하지만, 가격 인상 전망에 사재기가 고개 들고 있다는 전언이다. 파종 시기를 맞아 농업용 비닐의 수급 우려도 커졌다. 정부는 공급은 물론이고 수요관리(절약)에도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다. 비료를 과다 투입하는 관행도 이 기회에 고쳐야 한다.

고물가에 소비와 성장마저 둔화하면 스태그플레이션이 현실화할 수 있는 비상 상황이다. 민생대책에서 물가안정이 우선순위임은 두말할 나위 없다. 오는 10일 국회 처리가 예정된 26조20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은 물가 자극 우려가 크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불요불급한 현금성 지출은 최대한 줄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