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립 1년도 안 된 컨설팅社, 월가 거물급 방한 성사시켜 업계 주목 [더 나은 경제, SDGs]

마이클 해리스 뉴욕증권거래소 부회장(가운데)이 지난달 24일 서울 방문 행사에서 피어스베일 임직원 등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지난 3월 23~24 월가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마이클 해리스 뉴욕증권거래소(NYSE) 부회장 겸 글로벌 자본시장 총괄이 한국을 찾았다. 1792년 설립된 NYSE에는 현재 전 세계 70개국에서 약 2400개의 기업이 상장했으며, 시가총액 44조달러로 세계 1위를 자랑한다. 일일 거래량은 평균 14억주, 거래대금은 120조원에 이르러 ‘월가의 심장’으로 불리는 곳이다.

 

NYSE 고위 경영진의 방한은 약 25여년 만으로 국내 자본시장에서는 그 자체로 큰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해리스 부회장 방한에서는 설립 1년도 되지 않은 신생 컨설팅 기업이 일정 대부분을 주관해 국내외 산업계의 큰 관심을 받았다.

 

해리스 부회장의 방한 일정 전반을 조율한 피어스베일(PierceVale)은 글로벌 대외전략을 전문으로 하는 컨설팅 기업을 지향하며 지난해 5월에 설립됐다. 피어스베일은 이번 방한 기간 중 단순한 행사 지원에 그치지 않고 삼성글로벌리서치, LG경영연구원, CJ그룹, 한화자산운용, 하이브(HYBE), 한국산업은행(KDB), 한국투자증권, 금융투자협회 등 국내 정상급 대기업의 최고경영진, 금융기관과의 전략 대화를 직접 기획하고 연결했다. 여기에 더해 차세대 핀테크·테크 기업으로 주목받는 토스인사이트, 바이셀스탠다드, 넥스트증권, 유니퀘스트 등과의 만남까지 포함하여 이틀간 모두 13개 기업과의 미팅을 설계했다.

 

이뿐 아니라 김민석 국무총리 접견 및 장대환 매경미디어 회장과의 면담을 위해 NYSE 측에 다양한 조언을 하며 간접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피어스베일은 단순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넘어선 외교적 수준의 연결망과 실력을 갖추었다는 평이다.

 

이번 해리스 부회장의 방한은 지난해 9월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대통령 최초로 월가에서 국가 투자설명회(IR)인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개최한 데 대한 정책 협력 및 답방 차원의 의미로 기획됐으며, 피어스베일은 작년 행사에서도 뉴욕 현지에서 NYSE를 지원하며 기획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어스베일이 짧은 시간 안에 이 같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배경으로 이미 구축된 방대한 해외 네트워크를 들 수 있다.

 

피어스베일은 지난해 5월 미국을 찾아 연방준비은행(FRB)과 증권거래위원회(SEC), NYSE를 방문했는데, 글로벌 대기업의 최고경영자 수준의 초청을 받은 덕분에 이례적인 활동을 보였다는 후문이다. 특히 FRB에서는 앤 미스백 이사회 사무총장(차관보급)의 직접 초대 덕분에 간단한 식전 연설까지 진행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단숨에 워싱턴 정계와 뉴욕 금융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미 금융 규제·정책의 최고 심장부인 세 곳을 동시에 찾을 수 있었던 것은 단순 방문이 아닌, 실질적인 파트너로 인정받고 있다는 해석을 낳는다.

 

피어스베일의 민보영 대표는 회사의 강점을 “기존 컨설팅사와는 차원이 다른 고객 네트워킹과 최적의 조건으로 고객을 설득하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전원 20~30대 리더들로 구성되어 기존 컨설팅사처럼 대면 미팅을 하지 않더라도, 줌(Zoom)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다양한 방법으로 고객과 소통한다고 소개했다. 또 고객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무리한 방법까지 시도했던 업계 관행에 반해 피어스베일은 지역과 섹터 성격에 맞게 고객이 현지 문화를 이해하고 자연스럽게 참여하도록 유도해온 사실도 강점으로 꼽았다. 이 때문에 최근 월가의 주요 기업이 한국 시장을 공략하기 전에 피어스베일과 줌으로 먼저 논의하는 것이 업계의 관행이 됐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방한한 글로벌 디지털 결제 기업 써클(Circle)도 이에 앞서 피어스베일과 줌으로 사전 논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졌으며, 한국 시장 진출을 앞둔 미국 최대의 개인투자 플랫폼 로빈후드(Robinhood), 인공지능(AI) 기반 정책 인텔리전스 기업 피스컬노트(FiscalNote)의 설립자로 잘 알려진 팀 황(Tim Hwang) 역시 최근 피어스베일과 줌 또는 대면 미팅을 진행했다. 글로벌 기업이 한국 시장 진입의 첫 번째 관문으로 피어스베일을 선택하고 있는 셈이다.

 

피어스베일은 앞으로 ‘글로벌 전략 대화 시리즈’(Global Strategic Dialogue Series)를 정기적으로 개최할 계획이다. 금융·경제·정책 분야의 글로벌 고위 인사들을 초청해 한국 기업과의 전략적 대화의 장을 지속해서 만들어나간다는 구상이다.

 

글로벌 대외전략 컨설팅 및 브릿지 플랫폼인 피어스베일은 국내외 임원급 비즈니스의 전략 대화, 자본시장·금융·정책 분야 지원, 지속가능 경영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정책 자문, 유엔 및 유럽연합(EU) 연계활동 지원 등을 핵심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 기업과 글로벌 시장을 잇는 핵심 브릿지 역할을 맡아 글로벌 기업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해리스 부회장의 방한이 갖는 의미는 단순한 비즈니스 미팅을 넘어서는 것으로 평가된다. NYSE는 전 세계 기관투자자들의 벤치마크이자, 각국 정상이 방문하는 금융 외교의 중심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 대통령이 NYSE 방문에서 약속한 ‘글로벌 투자자와의 활발한 협력’이 이번 해리스 부회장의 답방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그리고 그 이행을 설립 1년도 안 된 컨설팅 기업 피어스베일이 해냈다는 점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김정훈 UN SDGs 협회 대표 unsdgs@gmail.com

 

*김 대표는 현재 한국거래소(KRX) 공익대표 선임 사외이사, 금융감독원 옴부즈만, 유가증권(KOSPI) 시장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