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힘이 빠진 아파트 시장이 정부의 강력한 대출 규제와 세금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맞으며 관망세가 더욱 깊어지는 양상이다.
6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6년 3월 전국 아파트 매매 중 상승 거래 비중은 44.5%를 기록했다. 이는 전월(48.0%)보다 3.5%p 낮아진 수치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량 역시 2월 3만8602건에서 3월 3만325건으로 감소하며 시장 전반의 거래 열기가 한풀 가라앉았다.
◆ 서울·수도권 냉각… 강남 3구 직격탄
특히 서울과 수도권의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수도권 상승 거래 비중은 2월 50.5%에서 3월 44.0%로 6.5%p 낮아졌다. 서울의 경우 상승 거래 비중이 2월 59.0%에서 3월 51.4%로 7.6%p 급감했다. 이는 2023년 11월 이후 가장 큰 낙폭이며, 수치 자체로도 지난해 8월 이후 가장 적은 비중이다.
그중에서도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강남권(강남·서초·송파)의 충격이 컸다. 강남권 상승 거래 비중은 한 달 사이 61.2%에서 50.0%로 11.2%p나 빠졌다. 5월 보유세 부과 시점을 앞두고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세금 부담과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둔 다주택자들의 매물 출회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구별로는 강남구가 18.2%p 하락하며 가장 큰 폭으로 줄었고, 서초구(-13.2%p)와 송파구(-7.6%p)가 그 뒤를 이었다. 비강남권에서는 중구(-20%p)와 영등포구(-17.0%p)의 상승 거래 감소가 두드러졌다.
◆ 경기·인천도 주춤, 지방은 ‘비교적 선방’
경기도와 인천 역시 거래 비중이 각각 4.6%p, 6.1%p 줄어들며 하락 대열에 합류했다. 경기 지역은 과천시(-29.2%p)와 성남시 수정구(-24.8%p) 등 기존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 중심으로 상승 거래가 줄었다. 인천은 연수구(-9.7%p)와 중구(-9.1%p) 등 대부분 구에서 비중이 고르게 낮아졌다.
반면 지방 시장은 수도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완만한 조정을 겪고 있다. 지방의 상승 거래 비중은 전월 대비 0.7%p 낮아지는 데 그쳐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대전은 오히려 44.6%에서 45.5%로 0.9%p 소폭 상승했는데, 이는 서구와 유성구 대단지 위주로 상승 거래가 발생한 영향으로 분석된다.
◆ 가계부채 관리 ‘강수’... 당분간 짙은 관망세 예고
향후 시장의 핵심 변수는 정부의 대출 규제와 대외 경제 여건이다. 정부는 지난 4월 1일 오전 10시쯤 ‘2026년도 가계부채 관리방안’을 발표했다. 다주택자가 보유한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 담보대출의 만기 연장을 원칙적으로 제한하는 내용이 골자이다.
기존에는 신규 대출이 막히더라도 만기 연장을 통해 보유를 이어갈 수 있었지만, 이번 조치로 그 경로까지 제약되면서 다주택자의 자금 운용 방식에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중동 전쟁 장기화에 따른 환율 상승과 물가 부담까지 더해지면서 주택 수요자의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이 확대되고 있다.
직방 측은 시장이 거래 위축과 가격 경직성이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지역과 가격대에 따라 상반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단기적으로는 관망세가 지속되는 가운데 정책과 대외 변수 변화에 따라 점진적으로 방향성을 형성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