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다” 호소에도 12시간 매질…사위는 때리고 딸은 보고만 있었다

대구에서 발생한 ‘여행용 가방(캐리어) 시신 유기 사건’의 전말이 드러났다. 20대 사위가 50대 장모를 무려 12시간 동안 무차별 폭행해 살해한 뒤, 시신을 좁은 가방에 구겨 넣어 강변에 버린 사실이 확인됐다. 곁을 지키던 친딸은 어머니가 죽어가는 과정을 방치했다.

 

6일 대구 북구경찰서 등에 따르면, 사위 조모(20대)씨는 지난달 18일 밤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대구 중구 자택에서 장모 B씨를 폭행했다. 장모는 12시간 넘게 이어진 매질 속에 “아프다”며 처절하게 호소했으나, 조씨는 폭행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숨진 장모는 갈비뼈와 골반, 뒤통수 등 온몸이 골절된 참혹한 상태로 발견됐다.

 

20대 사위(왼쪽)와 시체유기 등 범행에 가담한 20대 딸이 지난 2일 오전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대구지법에 도착하고 있다. 뉴스1

조씨는 범행 후 장모의 시신을 10kg 규격의 여행용 가방에 강제로 집어넣었다. 이후 집에서 불과 10~20분 거리인 북구 칠성동 신천변에 가방을 유기했다.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친딸 최모씨의 행적은 더욱 충격적이다. 최씨는 어머니가 장시간 폭행당하는 현장에 함께 있었음에도 신고하거나 제지하지 않았다. 최씨는 경찰에서 “남편의 폭행이 두려웠다”고 주장했으나, 조사 결과 당시 최씨에게는 별도의 감금이나 신체적 제약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사위 조씨는 “아내와 장모에게 잘해줬고 필요한 물건도 사줬다”며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내에게 지적 장애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주변 지인들은 “의사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반박했다.

 

법원은 이들 부부에 대해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재판부는 사위 조씨에 대해 “장시간 폭행으로 사망에 이르게 한 범죄의 중대성이 매우 크다”고 적시했다. 딸 최씨에 대해서도 “모친에 대한 폭행을 방임했을 뿐 아니라, 범행 가담 이후에도 아무렇지 않게 일상생활을 유지한 점을 참작했다”며 구속 사유를 밝혔다.

 

경찰은 사위 조씨에게 존속살해 및 사체유기 혐의를, 딸 최씨에게는 사체유기 혐의를 적용해 오는 8~9일경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