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4월 말 전쟁 소강국면 가능성” [美·이란 전쟁]

정보위 비공개회의서 밝혀

“北, 이란과 거리두는 모습 보여
북·미대화 재개 염두 포석” 분석

김주애 후계자설 “신빙성 있어”
北 ICBM에 ‘다탄두 능력’ 관측

국가정보원은 6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촉발된 중동 사태와 관련 북한이 전통적인 친밀 국가인 이란과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관측되고 있다면서 이는 5월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 이후 북·미 대화 재개의 여지를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정원은 이번 사태에서 미국의 공습 강도에 따라 이번 달 말을 기점으로 소강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판단했다. 북한이 ‘김정은 체제’ 선전에 적극 나서면서 김일성·김정일 선대 체제의 색채를 희석시키려는 모습이 관찰됐고 정상국가로 가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이 6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이 국정원장은 ‘김주애는 후계자로 보는 게 맞느냐’는 의원들 질의에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고 답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들이 전했다. 허정호 선임기자

◆“이달 말 기점 전쟁 소강국면 갈 수도”

 

국정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보위원회 비공개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정보위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날 회의에는 이종석 국정원장이 참석했다.

 

국정원은 보고에서 “현재 미국은 군사 전술적 승리를 항복이라는 정치적 승리로 전환하고자 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란은 에너지 공급망을 인질로 삼아 버티지만 파키스탄을 통한 협상에 성과가 없고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어떻게 대응할지 전략적 고민에 빠져 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향후 사태 전개와 관련해서는 △호르무즈해협 개방과 이란 동결자금 폐지를 맞바꾸는 ‘스몰 딜’ △미 지상군 투입에 따른 정권교체 현실화 △불확실한 현상유지 연장과 같은 세가지 가능성을 전망했으며 “앞으로 3∼4일 간 미국의 집중적인 공습 결과를 보며 미국이 더 많은 공습을 취하냐 아니냐에 따라 4월 말을 기점으로 (전쟁이) 소강국면으로 넘어갈 것으로 판단한다”고 보고했다.

 

또 국정원은 북한이 중동 사태 이후 새로운 북·미 관계를 염두에 두고 메시지 관리에 나서고 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현재까지 이란에 무기·물자를 지원하지 않고 있으며 알리 하메네이 사망 시에도 조전을 보내지 않았고 모즈타바 하미네이가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음에도 축전을 보내지 않았다. 국정원은 “북한이 전통적으로 관계가 깊은 이란에 대해 무기·물자를 지원할지 여부가 국제사회의 주요 감시 포인트였지만, 오히려 거리를 두려는 모습이 관측된다”며 “앞으로 있을 5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이후 새로운 외교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준비 과정이 아니냐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김주애가 지난 3월 19일 조선인민군 수도방어군단 직속 평양 제60훈련기지를 방문해 신형 전차를 동원한 전술훈련을 참관했다. 평양=조선중앙TV·연합뉴스

◆“김주애, 후계자로 봐도 돼”

 

국정원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딸 주애가 최근 신형 주력 탱크(전차)를 직접 조종하는 모습에 대해 “후계자 시절 김정은을 오마주한 형태로 여성 후계자에 대한 불안감을 지우기 위한 것”이라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정원은 “최근 주애는 국방 분야 위주로 등장한다. 특히 사격 모습에 대한 최초 공개와 후계자 시절의 김정은을 오마주한 탱크 조종 모습 연출을 통해 군사적 비범성을 부각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고 본다”고 보고했다고 박선원·이성권 의원이 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국정원장은 ‘김주애는 후계자로 보는 게 맞느냐’는 의원들 질의에 “후계자로 봐도 될 것 같다”고 했고 ‘후계자 등이 신빙성 있는 분석이냐’는 물음에도 “이건 단순한 정황 정도의 판단이 아니고, 신빙성 있는 첩보를 근거로 판단한 것”이라고 답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브리핑에서 “김정은을 이전에는 ‘공화국 최고 수위’ 표현으로 썼는데 이번에는 국가 수반으로 호칭했다”며 “이번에 개헌을 부분적으로 하면서 54년 만에 ‘사회주의 헌법’이라는 명칭에서 ‘사회주의’를 빼고 헌법으로 개칭했다. 이건 보편적 국가 규범 성격을 부각시킨 의도”라고 했다.

지난 3월 2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탄소섬유 복합재료를 이용한 대출력 고체 발동기(엔진) 지상분출시험을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인사 측면에서는 원로 세대가 물러나고 측근 및 전문 관료 중심으로 재편해 김 위원장의 장악력이 강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은 정치국에 재진입하고 당 총무부장으로 승진해 김 위원장의 복심으로 대외스피커 역할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실질적인 권력은 없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정원은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장착될 새 탄소섬유 고체연료 엔진 시험 장면을 공개한 데 대해선 “출력 증대, 탄소 섬유를 이용한 동체 경량화를 통해 다탄두 탑재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국정원이 지속해서 정밀 추적 중”이라고 보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