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란전쟁 여파로 석유제품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올해 1분기 깜짝 실적을 거둘 것으로 보이지만 표정이 밝지 않다. 이번 실적이 전쟁이란 특수 상황으로 생긴 일회성 특수에 불과한 탓이다. 원유수급 불안정, 등락을 거듭하는 정제마진, 석유최고가격제 시행 여파로 당장 2분기부터는 실적이 급락할 것이란 우려가 팽배하다.
6일 시장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의 최근 3개월간 증권가 실적 예상치 집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올해 1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6585억원이다. 같은 기간 에쓰오일은 5619억원을 거둘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분기 두 회사 모두 적자를 기록하며 부진했단 점을 고려하면 깜짝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일부 증권사는 두 회사가 조 단위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란 예측도 내놨다. 비상장사인 GS칼텍스와 HD현대오일뱅크는 별도 전망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업계에선 두 회사도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재고평가이익’ 덕분이다.
재고평가이익이란 회계상 개념으로, 보관 중인 상품이나 원자재의 가격이 오르면 발생하는 이익이다. 정유사는 유가가 오르면 기존에 사뒀던 원유 가치가 올라 재고평가이익이 오른다. 미국·이란전쟁 발발 이후 국제유가가 폭등하며 국내 정유사의 재고평가이익도 급등했다. 이미 사둔 원유 가격이 오른 덕에 1분기에 역대급 실적으로 이어지게 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