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랏빚이 130조원 가까이 늘어나면서 국가채무가 1300조원을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의 비율이 50%에 육박하면서 국민 1인당 짊어진 나랏빚의 규모가 2524만원으로 추산됐다.
정부는 6일 국무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2025 회계연도 국가결산보고서’를 심의·의결했다. 국가결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국가채무는 1304조5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도 결산(1175조원) 대비 129조4000억원 증가했고, 당초 예산상 전망치(1301조9000억원)보다는 2조6000억원 늘었다.
국가채무는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600조원대였으나,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2020년 846조6000억원, 2021년 970조7000억원으로 크게 늘었다. 2022년에는 1067조4000억원으로 사상 처음 1000조원을 넘었다.
황순관 재정경제부 국고실장은 “2025년 계엄 여파에 따른 내수 위축, 미국발 통상환경 급변 등 대내외 충격이 동시에 닥쳤다”며 “정부는 두 차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재정의 적극적 역할을 강화했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은 49.0%로 전년(46.0%) 대비 3.0%포인트 높아졌다. 당초 예상치인 49.1%보다는 0.1%포인트 낮다. 국가채무를 국가데이터처의 2025년 추계 인구(5168만5000명)으로 나누면, 1인당 국가채무는 약 2524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국가부채는 2771조6000억원으로 전년(2585조7000억원)보다 185조9000억원 증가했다. 국가채무가 당장 갚아야 할 빚이라면, 국가부채는 더 넓은 개념으로 ‘비확정부채’를 포함한다. 비확정부채의 대부분은 공무원이나 군인에게 지급해야 할 연금충당부채다.
지난해 총수입에서 총지출을 뺀 통합재정수지는 46조7000억원 적자로 GDP 대비 1.8% 수준이다. 실질적인 나라살림을 보여주는 관리재정수지는 104조2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 등 사회보장성기금 수지를 뺀 수치다.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은 3.9%로 예산(4.2%)보다 개선됐다. 다만 관리재정수지의 적자 규모는 2020년(112조원)과 2022년(117조원), 2024년(104조8000억원)에 이어 네번째로 크다.
국가자산은 3584조원으로 전년 대비 365조6000억원(11.4%) 증가했다. 주식시장의 호조로 국민연금기금 운용 수익률이 역대 최고 수준인 18.8%를 기록한 영향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2025회계연도는 대규모 세수결손과 재정수지 악화 흐름에서 벗어나 재정운용이 정상화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민연금기금의 운용수익 증가로 기금의 장기재정 안정성이 향상됐을 뿐 아니라 기금소진에 대한 국민적 불안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가결산보고서를 감사원 결산심사를 거쳐 5월말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