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가 핵심 현안의 차질 없는 이행과 미래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전방위적 행보에 나섰다. 장기간 시장 권한대행 체제에 따른 시정 공백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시는 주요 현안이 계획 단계에 머무르지 않도록 단계별 대응 전략을 수립하는 한편, 중앙 부처 예산 신청이 마감되는 이달 말까지 신규 사업 발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8일 대구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 주재로 ‘주요 현안 점검 보고회’를 잇달아 열고 시정 주요 과제들을 점검했다. 지체되는 대구·경북(TK) 통합신공항 건설 및 이전을 비롯해 대구 취수원 이전, 지역 거점 인공지능 전환(AX) 혁신 기술개발, 공공기관 2차 이전, 옛 경북도청 후적지 ‘글로벌 문화·예술허브’ 조성 등 굵직한 현안들을 시 차원에서 대응 전략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이들 사업의 정부 예산안 반영과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위한 세부 전략도 모색했다.
시는 국비 확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중앙 부처 정책 방향과의 연계성, 국가적 파급효과, 지역 균형발전 기여도 등을 면밀히 검토해 부처 설득 논리를 보완하기로 했다. 신규 사업도 초기 기획 단계부터 중앙 부처와 사전 협의를 강화해 정부 예산안에 반영될 가능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TK신공항·취수원 이전 등 전방위 대응
◆신산업 생태계 구축에 행정력 집중
정부가 추진 중인 ‘2차 공공기관 이전’의 가이드라인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대구시가 유치전 선점을 위한 전략 마련에도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시는 지역 산업 구조와 연계한 ‘맞춤형 유치 전략’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시는 최근 33개의 유치 희망 기관을 선정하고, 이를 기능별 4개 군으로 분류해 유치 활동에 나섰다. 유치 대상에는 IBK기업은행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등 금융·중소기업 지원 기관이 포함됐다. 한국산업기술진흥원, 한국보건의료연구원, 한국환경공단 등 인공지능(AI), 로봇, 의료, 에너지 분야 핵심 기관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2차 이전을 단순한 기관 유치를 넘어 지역의 산업 체질을 바꾸는 ‘중소·제조업 인공지능 전환(AX)혁신도시’ 실현의 지렛대로 삼겠다는 게 시의 복안이다. 정동화 시 광역행정담당관은 “이전 공공기관의 자본·정책·기술 역량과 대구의 산업 인프라가 결합한다면 미래 신산업 혁신 생태계 구축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지역 전통 주력 산업인 안경 산업의 재도약을 위해 북구 금호워터폴리스 내에 ‘K아이웨어 파크’ 조성사업도 본격화한다. 대구는 전국 안경 제조업체의 70%가 밀집해 있고 국내 안경테 수출의 약 60%를 담당하는 거점 도시다. 시는 이곳에 안경연구지원시설과 산·학·연 캠퍼스를 구축해 스마트 기술 융합부터 브랜드 육성, 인력 양성까지 ‘원스톱 혁신 지원체계’를 마련할 계획이다. 박기환 시 경제국장은 “전통산업을 첨단 미래산업으로 변모시킬 생태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문화·예술·스포츠 도시 대구로”
대구시는 옛 경북도청 후적지를 대한민국 대표 문화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전략 마련에 나섰다. 이 사업은 대구의 근대 문화유산과 뮤지컬·시각예술 역량을 결합해 창작과 유통, 향유가 선순환하는 생태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시는 옛 경북도청 후적지에 ‘국립뮤지컬콤플렉스’와 ‘국립근대미술관’ 건립을 최우선 과제로 꼽았다. 국립뮤지컬콤플렉스는 연간 5000억원 규모로 성장한 국내 뮤지컬 시장의 내실을 다지는 국가 전략 거점으로 조성한다. 국립근대미술관은 대구의 역사성을 기반으로 국립 미술관 기능을 동남권으로 확장해 국가 문화 균형발전을 이끌겠다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
아울러 시는 개막 4개월여를 앞둔 ‘2026 대구 세계마스터즈 육상경기대회’ 운영과 안전, 관광, 수송 등 전 분야의 준비 상황도 점검했다. 8월22일부터 13일간 열리는 이 대회는 전 세계 90개국에서 1만1000여명의 선수와 가족이 참가한다. 대구는 세계 최초로 실내외 마스터즈 육상대회를 모두 개최한 도시라는 위상을 굳히게 된다.
황보란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국립뮤지컬콤플렉스와 국립근대미술관은 대구가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기반이 될 것”이라며 “마스터즈대회는 관광과 소비를 유도하고, 다양한 문화 콘텐츠를 결합하겠다”고 말했다.
◆김정기 대구시장 권한대행 “민선 9기 연착륙 위해 남은 임기 역량 집중”
“민선 9기가 출범하면 굵직한 현안들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남은 임기 동안 모든 역량을 집중해 철저히 준비하겠습니다.”
김정기(사진) 대구시장 권한대행(행정부시장)은 지난해 4월부터 이어진 유례없는 장기 권한대행 체제를 마무리하며 6월 지방선거일까지 남은 임기에 임하는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전임 대구시장들이 재선 도전을 위해 자리를 비운 사이 권한대행 체제가 가동된 적은 있지만, 이처럼 장기간 이어진 사례는 없었다. 전국 광역자치단체 가운데서도 유례없는 경우가 될 가능성이 크다.
김 권한대행은 8일 “전임 시장 사퇴 직후 대행체제 초기에는 무거운 책임감과 우려가 컸지만, 정부 교체기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모든 공직자가 힘을 모아준 덕분에 시정이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지역 현안의 실마리를 풀기 위해선 중앙정부, 정치권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취수원 이전의 경우 기존 구미 해평취수장, 안동댐 물 활용 방안 모두 지역 갈등 장기화로 중단된 와중에 시의 노력과 정부의 해결 의지로 새로운 대안을 마련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김 권한대행은 답보상태인 대구·경북 신공항 건설과 관련해서도 강력한 추진 의지를 밝혔다. 그는 “정부와 국회에서도 군 공항 이전(신공항 건설)의 당위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정부를 설득하고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는 광주와 연대해 ‘대구~광주 간 군 공항 실무협의체’를 정례화하고 ‘범정부 협의체’를 구성해 국가 재정 지원을 끌어내겠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김 권한대행은 2년 연속 국비 9조원 이상 확보 목표도 세웠다. 김 권한대행은 “이재명정부의 국정과제와 연계된 사업 발굴과 여야 정치권과의 상시 소통을 통해 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남은 권한대행 기간까지 이해관계에 치우치지 않고 공평무사하게 시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공직자는 헌법상 행정의 주체로서 한정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문제를 해결하는 핵심 전문가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며 “정치적 중립과 공정성을 지킬 때 비로소 시민의 신뢰와 정책 수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