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스페인 발렌시아의 좁은 훈련장, 한 소년의 왼발 끝에서 터져 나오는 천재성에 매료됐던 남자가 있었다. 시간이 흘러 스페인 축구계의 거물이 된 그는 이제 자신이 이끄는 새로운 왕국,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M)의 운명을 그 소년의 발끝에 맡기려 한다. 10여 년 전 이강인의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봤던 마테우 알레마니 감독, 파리의 별이 된 이강인의 ‘운명적 재회’가 초읽기에 들어갔다.
6일(현지시간) 스페인 현지 매체 ‘도시스풋볼레라’와 이적시장 전문가 파브리치오 로마노 등에 따르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최근 미국 MLS 진출을 확정한 구단의 상징 앙투안 그리즈만의 후계자로 이강인(파리 생제르맹·PSG)을 공식 낙점했다. 아틀레티코는 이미 파리 PSG 측에 구체적인 이적 세부 사항을 요청했으며, PSG가 제시한 5000만 유로(약 750억원)의 이적료를 확인한 알레마니 디렉터는 이를 기꺼이 지불하겠다는 파격적인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이적설이 단순한 루머를 넘어 급물살을 타는 배경에는 ‘사람’과 ‘전술’의 완벽한 조화가 있다. 2025년 10월 아틀레티코에 부임한 알레마니 디렉터는 발렌시아 CEO 시절 이강인을 직접 발굴해 ‘팀의 미래’로 선포했던 인물이다. 그는 이강인이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 특유의 헌신적인 수비 가담과 날카로운 역습 전개 능력을 동시에 갖춘, 이른바 ‘완성형 공격수’의 표본이라 확신하고 있다. 현지 언론 ‘문도데포르티보’ 역시 “이강인은 측면과 중앙을 가리지 않는 전천후 플레이메이킹과 마무리 능력까지 갖췄다”며 그리즈만의 공백을 메울 최적의 적임자로 평가했다.
이강인에게도 이번 이적은 거부하기 힘든 기회가 될 전망이다. 세계 최정상급 클럽인 PSG에서의 치열한 주전 경쟁도 의미가 깊지만, 익숙한 스페인 라리가 무대에서 팀 내 독보적인 ‘에이스’ 지위를 보장받는 것은 선수 경력의 중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기 때문. 특히 아틀레티코는 시메오네 감독을 중심으로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반전을 만들 저력을 갖춘 팀이라는 점에서, 이강인이 팀의 ‘메인 맨’으로 거듭날 최적의 토양을 갖췄다는 분석이다.
현재 프리미어리그(EPL) 복수 구단이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고 있지만, 아틀레티코의 공세는 한 발 앞서 구체화되는 모양새다. 유망주의 잠재력을 확신했던 ‘옛 스승’과 세계적 미드필더로 성장한 ‘제자’의 조우가 완다 메트로폴리타노의 새 시대를 열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