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은 끝났지만 연금은 아직이다. 퇴직 이후 국민연금 수령까지 이어지는 공백기는 시민들에게 현실적인 부담으로 다가온다. 울산시가 은퇴 이후 국민연금 수령 전까지 발생하는 소득 공백기를 보완하기 위해 울산시민연금 제도 도입을 추진한다. 전국 최초로 시행된 경남도의 도민연금을 모델로 삼아 지자체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금 정책이다.
울산시는 “시민이 개인형 퇴직연금(IRP)에 일정 금액을 납입하면 지자체가 추가 지원금을 지급하는 방식의 시민연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 평균 정년은 60세. 국민연금 평균 수령 시점은 65세부터다. 최대 5년간 소득이 끊기는 공백기가 발생한다. 김두겸 울산시장은 “은퇴 이후 소득 공백기를 채워 시민들의 노후를 안정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말했다.
울산시는 관련 조례를 이달 중 제정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 협의를 거쳐 하반기 시행을 목표로 잡았다.
울산시가 참고한 연금 모델은 경남도 도민연금이다. 이 제도는 도민이 매달 8만원을 납입하면 도와 시·군이 2만원을 추가 지원하는 방식이다. 도민이 10년간 이 계좌를 유지하면 최대 240만원의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60세 이후 연금 형태로 수령이 가능하다. 지난 1월 첫 모집에 1만명 정원이 3일 만에 마감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보였다. 울산시 관계자는 “경남도 모델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 지역 재정 상황과 인구 구조를 고려해 울산형 시민연금을 설계할 방침이다”고 전했다.
이러한 지방정부 연금 정책에 대해 ‘선심성 행정’이라는 의견도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예민한 시점에 나온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선거를 앞두고 현물성 정책을 발표하는 것도 문제지만, 형평성 문제에 대한 고민도 필요하다고 본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남에서도 해당 정책과 관련 재정적 여유가 있는 사람만 혜택을 볼 수 있어 소득불평등을 강화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정책 도입 전에 형평성과 보편성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 마련도 함께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7월 열린 ‘경남도민연금 사전 협의 전문가 토론회’에서 전문가들은 “소득수준별로 의무납입 부담금을 차등 설정하거나 지원금을 차등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한 바 있다.
경남도는 도민연금 가입자를 추가 모집하고 있다. 당초 도는 매년 1만명씩 10년간 10만명을 모집할 계획이었지만, 올해 3만명, 내년 2만명으로 모집 인원을 늘렸다. 이후 8년간은 매년 1만명씩 10년간 13만명을 모집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가입대상을 40세 이상 55세 미만에서 청년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박완수 경남지사는 “금융시장 상황 변화 등에도 안정적인 수입 보장이 이뤄지도록 기금을 운용하고, 제도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