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 기술이 점차 고도화하면서 상용화 단계에 성큼 다가섰지만, 매년 자율차 안전사고도 덩달아 증가하고 있어 사고 보상 등의 문제 해결이 시급한 과제로 대두하고 있다. 정부는 꾸준히 논란이 됐던 책임공방을 불식시키기 위해 가이드라인 마련에 나섰다.
7일 한국교통안전공단(TS)이 발표한 자율주행차 사고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자율주행차 사고는 81건으로 전년 대비 56.11% 증가했다. 2022년 7건, 2023년 27건 2024년 31건 등 사고는 매년 늘어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고가도로에서 발생한 추돌 사고다. 승객을 태운 한 자율차가 고가도로를 달리던 중 정지했는데 뒤에서 달리던 차량과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경우 후방차의 잘못으로 결론이 날 수 있다. 하지만 관제센터와 통신 연결이 끊어지면서 위험최소화운행(MRM)으로 인해 비상 정지했다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심지어 관제센터의 불안정한 통신 문제와 자율주행시스템의 MRM이 정상 작동하지 않아 갓길에 주차하지 않고, 그 자리에 그대로 섰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율차의 비상등이 켜지지도 않고 트렁크가 갑자기 열리는 식의 오작동도 발견됐다. 국토부 관계자는 “일반적인 자동차 사고라면 후방차의 잘못으로 결론이 날 수도 있겠지만, 자율차의 사고일 경우 책임 소재는 다를 수 있다”며 “자율차의 시스템 오류로 발생한 급정거 과실, 후방차의 과실, 관제센터의 과실, 시스템의 과실 등 다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자율차 사고책임 공방이 계속되자 국토부는 자율차 상용화에 대비해 사고책임 기준과 보상절차를 체계화하는 ‘자율주행차 사고책임TF(태스크포스)’를 출범해 자율주행 환경 조성에 나섰다. 사고책임TF를 통해 자율주행차 사고 발생 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고 신속하고 공정한 피해 보상 절차를 정립해 범정부 차원의 사고책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 목표다. 앞서 정부는 2020년 해외 입법 사례를 참고하고 금융위원회와 제작사, 시민단체 등 의견수렴을 거쳐 자율주행차 사고 정의, 책임소재 등이 담긴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을 개정한 뒤, 먼저 보상하고 이를 구상하는 방식으로 자율주행차 사고피해 보호체계를 완비했다. 하지만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구상하는 과정에서 자동차제작사와 자율주행시스템, 운송플랫폼, 사이버보안 등 다층적 책임에 따른 사고책임 판단 기준과 절차가 미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에 정부는 사고책임 분담 구조를 체계화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기 위해 ‘자율주행차 사고책임 TF’를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광주에서 200대 규모의 자율차 운행이 예정된 만큼, 사고 대응체계 전반을 점검하고 보험상품과 보상프로세스 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할 방침이다.
박준형 국토부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자율주행 상용화 시대를 맞아 그동안 예측하지 못했던 다양한 사고책임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법·기술·보험이 연계된 통합 대응체계를 구축해 안심할 수 있는 일상 속 자율주행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