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테슬라 팔고 ‘국장’으로… 서학개미 ‘유턴’ 가속

삼성증권, RIA 잔고 1000억 돌파
출시 2주 만에 계좌 1만개 넘어
엔비디아 200억으로 최다 입고
국내증시 복귀 흐름 기폭제 기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으로 미국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서학 개미’의 국내시장 복귀가 탄력을 받는 모습이다. 고수익을 좇아 해외 증시로 향했던 투자자들은 국내복귀계좌(RIA)를 통해 주로 엔비디아, 테슬라 등 주요 미국 우량주들을 입고(매도 대기)하고 있다.

7일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23일 출시된 이 회사 RIA는 출시 2주 만에 잔고 1000억원, 계좌 수 1만개를 돌파했다. 계좌당 평균 잔고도 약 1000만원 수준으로 집계됐다. 고객들이 RIA로 가장 많이 입고한 종목은 엔비디아(200억원)로 나타났다. 이어 테슬라(80억원), 애플·알파벳(각 50억원), 팔란티어(46억원)가 뒤를 이었다. 디렉시온 미국 반도체 3X ETF(30억원), 인베스코 QQQ 트러스트 ETF(22억원) 등 주요 인기 상장지수펀드(ETF)도 상위 입고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RIA는 출시 직후부터 해외주식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빠르게 안착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RIA는 해외주식 매도 대금을 원화로 환전해 국내 시장에 장기 투자할 경우, 한시적으로 해외주식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부여하는 상품이다. 지난해 12월23일 기준 보유 중인 해외주식을 입고·매도한 후 국내 주식 등에 1년 이상 재투자해야 하며, 매도금액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양도세를 최대 100%에서 50%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2일 기준 23개 증권사에서 출시된 RIA 가입계좌는 총 9만1923좌였으며, 누적 잔고는 4826억원에 달해 출시 초반 인기를 증명했다.

시장에선 RIA가 서학개미들의 국내 증시 복귀 흐름에 기폭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실제로 한국예탁결제원 세이브로에 따르면 미국 주식 보관금액은 RIA 상품이 출시된 지난달 23일 1587억달러에서 지난 3일 1552억달러로 35억달러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최근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는 등 고환율이 맞물리며 투자자들의 달러 환전 수요를 자극하는 분위기다.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31일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92억722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658억4336만달러)보다 65억7116만달러(9.98%) 줄어든 규모다. 지난해 말(671억9387만달러)보다는 79억2167만달러 감소했다. 지난달 원·달러 환율이 1500원 넘게 치솟으면서 보유 달러를 원화로 바꾼 수요는 늘고 신규 예금 유입은 줄어든 것으로 추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