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수도권 생활폐기물 직매립이 금지된 가운데 서울시와 경기도가 2030년까지의 생활폐기물 감량 이행계획을 기한 내 제출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수도권 3개 시도는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함께 2030년까지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8%(29만t) 이상 줄인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 3월까지 기후부에 구체적인 감량 계획을 제출하기로 한 상황이었다. 직매립 금지를 안착시키기 위해 쓰레기 발생량 자체를 줄이는 ‘원천 감량’이 수반돼야 하지만 이행계획 수립 단계부터 파행이 이어지고 있다.
7일 기후부 등에 따르면 서울시와 경기도는 지난달 기후부에 제출하기로 한 생활폐기물 감량 이행계획을 이날까지 제출하지 않았다. 수도권 3개 지자체 중 인천시만 유일하게 세부계획을 수립해 제출했다.
지난 2월 기후부는 수도권 직매립 금지 제도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2030년까지 수도권 생활폐기물 발생량을 2025년 대비 8% 이상 줄이겠다고 대책을 발표했다. 수도권 주민 1인당 종량제 봉투 사용량을 매년 전년보다 1개씩 더 줄여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이에 따라 서울·경기·인천은 올 3월까지 세부 이행계획을 수립해 기후부에 제출하기로 했다. 그러나 인천시만 수도권 중 유일하게 세부계획을 전달했다. 계획에는 매년 1.6%씩 생활쓰레기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다회용기 보급 확대, 자원순환가게(재활용 시 보상하는 제도) 활성화 등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이행계획을 제출하지 못했다”며 “각 자치구에 자체 계획을 제출해달라고 한 뒤 의견을 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도 “예산실과 협의를 거쳐 확정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마저도 현재 각 지자체가 마련 중인 세부계획은 기존 대책을 반복·보완하는 수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주로 분리배출에 집중하고 기존 대책 말고 새로운 내용이 나오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기후부가 4년 안에 쓰레기양 8% 감축이라는 공격적인 목표를 제시했지만 실제 쓰레기 발생량은 최근까지도 증가 추세다.
자원순환마루에 따르면 전국 생활폐기물 발생량은 2015년 1585만t에서 2024년 1705만t으로 10년 새 7.6% 증가했다. 수도권도 2020년 781만t에서 2024년 809만t까지 늘었다. 기후부는 폐기물 발생 억제와 재사용·재활용 촉진 등을 담은 자원순환 기본계획을 수립한 뒤 매년 3000억원 넘는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생활쓰레기 감량에는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존 정책을 되풀이하는 데 그치지 말고, 코로나19 이후 달라진 국민 생활 패턴을 반영해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진수 한양대 자원환경공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이후 배달 문화 확산 등으로 국민 생활양식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며 “자원순환 정책의 컨트롤타워를 국무총리실이나 대통령실 수준으로 격상해 정책 추진력을 높이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홍수열 자원순환사회경제연구소 소장도 “기존 대책을 반복해서는 국민 신뢰를 얻기 어렵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올해 안에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