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26-04-08 10:15:37
기사수정 2026-04-08 10:15:36
1980년대 간첩 누명으로 실형을 살았던 피해자가 45년 만에 열린 재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4-1부(정성호 부장판사)는 고 박기홍 씨의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 재심에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국가보안법. 연합뉴스
정 부장판사는 "이 법원에서 증거 조사한 자료를 종합해보면 피고인에 대한 일부 증거는 증거능력이 없고, 나머지 증거를 종합해도 피고인의 행위가 국가보안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고인은 1978년 6월부터 1981년 1월까지 10차례에 걸쳐 지인들에게 북한 관련 발언을 한 혐의를 받았다.
그가 "38선을 없애고 통일이 되려면 미군이 철수해야 한다. 남한은 사회제도 모순 때문에 없는 사람은 학교를 계속 다니기 어렵지만 북한은 실력만 있으면 공부할 수 있다. 북한에 가면 무상으로 교육받을 수 있다."는 등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유족에 따르면 일본 유학 경험이 있던 고인은 일본 방송을 자주 봤다.
그런데 일본 방송에서 본 내용을 주변 사람들에게 전했다가 신고당했다.
1981년 1월 경찰에 체포돼 안기부로 넘겨졌고, 같은 해 6월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연행 직후에는 한 달간 구금 상태로 조사받는 등 불법 조사를 받기도 했다.
재심은 고인의 손녀가 제기했다.
손녀는 제주에서 간첩으로 억울하게 몰린 이들이 무죄 판결을 받는 것을 보고 2023년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에 진실 규명을 신청했다.
진실화해위는 이듬해 6월 강압 수사와 인권 침해 가능성을 인정하면서 재심을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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