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앱은 끝났다”... 카카오뱅크, 대화형 AI로 ‘확장의 역설’ 정면돌파

결제·투자 서비스 고도화 및 퇴직연금 시장 진출
금융 특화 LLM 기반 대화형 AI 서비스 구현
몽골 신규 진출 및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가 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2026 프레스톡’ 행사에 참석해 카카오뱅크의 미래 성장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카카오뱅크 제공

 

“앱에 기능이 많아질수록 고객은 원하는 걸 찾기 힘들어집니다. 저희는 이 ‘확장의 역설’을 대화형 AI로 풀겠습니다”

 

8일 오전 10시쯤 열린 ‘2026 프레스톡’ 무대에 오른 윤호영 카카오뱅크 대표의 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다. 카카오뱅크가 단순히 ‘쓰기 편한 은행’을 넘어, 인공지능(AI)이 고객의 니즈를 먼저 파악해 말을 거는 ‘AI 네이티브 뱅크’로의 대전환을 공식 선언했다.

 

◆ “말 한마디로 투자·결제 끝”... 도구에서 비서로

 

윤 대표는 이날 발표에서 ‘슈퍼앱’의 함정을 지적했다. 모든 기능을 한곳에 담다 보니 메뉴가 복잡해지고 사용자 피로도가 높아졌다는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그 해법을 ‘대화’에서 찾았다.

 

이미 주택담보대출과 챗봇 상담(전체 상담의 70% 소화)에서 증명한 대화형 인터페이스를 전 서비스로 확대한다. 올 하반기 출시될 ‘결제홈’과 ‘투자 탭’이 대표적이다. AI가 고객의 지난 1년 지출을 분석해 “또래보다 외식비가 많으니 이 영역에서 절약해보세요”라고 먼저 제안하거나, 관심사에 맞는 투자 종목을 족집게처럼 추천하는 식이다. 2700만 고객의 독점적 데이터와 금융 특화 언어모델(LLM)이 이 ‘초개인화 비서’의 두뇌 역할을 한다.

 

◆ 몽골에 ‘K-신용평가’ 이식... 글로벌 영토 확장

 

글로벌 시장을 향한 포부도 구체화됐다. 윤 대표는 3년 전 약속했던 인도네시아와 태국 진출의 성과를 공유하며, 다음 타깃으로 ‘몽골’을 낙점했다고 깜짝 발표했다.

 

카카오뱅크는 몽골 현지 금융기관에 중저신용자 대출의 핵심인 ‘신용평가모델(CSS)’ 노하우를 전수한다. 기술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는 ‘포용금융’의 가치를 세계로 수출하는 셈이다. 이와 함께 국내 거주 외국인 250만 명을 포함해 약 2000만 명에 달하는 외국인 잠재 고객을 위한 실시간 AI 전문 번역 서비스도 연내 선보일 계획이다.

 

◆ 스테이블코인 발행 선언... “미래 금융의 연결고리 될 것”

 

발표 말미, 윤 대표는 더욱 파격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바로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의 발행과 유통 주도다. 전 세계 어디서든 저렴하고 빠르게 돈이 오가는 미래 인프라를 구축해, 카카오뱅크를 대체 불가능한 ‘글로벌 커넥터’로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윤 대표는 “CEO의 시험대라는 글로벌 진출은 인터넷 전문은행 라이선스를 받은 자로서의 숙명과 같다”라며 “AI라는 엔진과 글로벌이라는 날개를 달고 카카오뱅크의 다음 미래를 써 내려가겠다”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전략을 통해 2027년까지 자산 100조 원, ROE 15% 달성이라는 구체적인 목표를 세웠다. 시장에서는 카카오뱅크가 제시한 ‘대화형 AI’가 기존 금융 앱들의 복잡한 UX 경쟁을 끝내는 게임 체인저가 될지에 주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