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지널 신파’ 연극 홍도, 10년 만에 귀환

예술의전당서 10일부터 무대
홍도役 예지원·박하선 등 맡아

오빠의 학업을 위해 기생이 된 소녀의 순정과 희생, 그리고 파국. 1930년대 극장가를 뒤흔들었던 ‘오리지널 신파’가 10년 만에 무대로 돌아온다.

극공작소 마방진은 창단 20주년 기념작으로 화류비련극 ‘홍도’를 10일부터 26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공연한다. 1930년대 대표 신파극 ‘사랑에 속고 돈에 울고’를 원작으로 연출가 고선웅이 2015년 극작·연출한 작품이다.

오빠 학업을 위해 기생이 된 소녀 ‘홍도’를 연기하는 배우 박하선. 극공작소 마방진 제공

주인공 홍도는 학업에 뜻을 둔 오빠를 뒷바라지하기 위해 스스로 기생의 길을 택한다. 명문가 자제 광호와 사랑에 빠지지만 운명은 그를 비극으로 몰아넣는다. 희생·순정·한(恨)이라는 한국 고유의 정서를 세련된 무대 언어로 풀어내며 화류비련극의 정수를 보여준다. 무대는 아무것도 없는 새하얀 무대 위에 사람 인(人) 자를 형상화한 구조물만으로 지붕을 표현해 여백의 미를 극대화했다. 세계적인 디자이너 차이킴(김영진)의 한복 의상이 더해져 한국적 미장센을 구현한다. 초연 당시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다.



고선웅 연출은 10년 만의 재공연을 앞두고 동시대성을 살리는 작업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지난 1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여성성에 대한 모욕이나 언어적 폭력에 민감한 시절인 만큼 그런 표현도 검토했다”며 “재공연을 올릴 때 더 예민해지고, 자기검열도 심해진다. 광산에서 보석을 캐내고 광을 내는 것처럼 작품을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홍도 역은 예지원, 박하선, 최하윤이 트리플 캐스팅으로 나눠 맡는다. 2015년 초연의 ‘오리지널 홍도’ 예지원은 10년 만의 재출연이다. 그는 “어리게 연기했더니 일부러 그러지 말라 하고, 여유를 가지고 했더니 나이 들어 보인다고 해 수위 조절을 열심히 하고 있다. 10년 전에는 초연이라 힘들었는데, 지금은 다른 숙제가 많아서 다시 시작하는 느낌”이라고 털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