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포스코의 하청 7000명 직고용…파견 대상 업종 확대도 필요

포스코가 그제 포항·광양제철소 생산 현장에서 일하는 협력사 직원 7000명을 순차적으로 직고용하는 내용의 로드맵을 발표했다. 설비가 24시간 가동되는 제철소는 그간 작업 간 직무 편차가 커 직영과 협력사가 함께 근무하는 원·하청 구조로 운영됐다.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원청 책임이 커진 상황에서 15년째 이어온 불법파견 소송전을 끝내고 ‘위험의 외주화’ 문제를 끊어내겠다는 것이다. 산업 현장의 안전과 노사 상생을 강화하는 계기로 이어지길 기대한다.

이번 결정은 연이은 산업재해와도 무관하지 않다. 금속노조에 따르면 2016~2025년 포스코 사업장에 사망한 57명 중 50명(87.7%)이 하청·외주·계열사 소속이었다. 위험한 작업은 하청 근로자가 맡는 위험의 외주화 지적이 나온 이유다. 소송도 이어졌다. 원청(포스코)이 하청 노동자에게 직접 업무지시를 내리면서 불법파견 논란이 일었다. 포스코는 ‘적법한 도급’이라 주장했고, 하청 근로자는 포스코가 실질적인 업무지시를 내렸다고 맞섰다. 2011년 하청 근로자가 처음으로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고, 2022년 대법원은 근로자 손을 들어줬다.



갈 길이 멀다. 조직 안정성과 현장 안전, 직무 재설계(R&R) 등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이다. 포스코는 직무·학력·고용 형태 등에 따라 다양한 임금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자칫 직고용 인력의 임금·처우 등 개별 협상을 거치는 과정에서 ‘무늬만 정규직’이라는 반발이 생기거나 기존 직원의 역차별 불만 등 ‘노노갈등’이 빚어질 공산이 크다.

이번 사례는 기업이 근로자의 권익보호를 위한 최소한의 책임을 지겠다는 데 의의가 있다. 다만 작년 말 기준 포스코 정규직 근로자 1만6229명의 40%가 늘어날 경우 비용부담이 만만찮다. 가뜩이나 철강업 부진으로 지난해 포스코 영업이익률은 5.1%에 그쳤다. 노조의 과도한 요구가 기업 경영 부담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 26년째 파견 대상 업종이 청소·경비 등 32개 분야로 제한되고 기간도 최장 2년으로 묶인 파견법도 개선해야 한다. 국제노동기구(ILO) 협약대로 제조업 등 모든 업무에 파견을 허용하고 특수분야만 금지하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하면 노동 유연성 제고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