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공짜노동’을 막는다는 취지로 ‘포괄임금 오남용 방지’ 지침을 8일 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노동부의 발표 내용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공유하며 공짜노동 관행을 지적했다.
노동부는 지난해 노사정 협의체인 ‘실노동시간 단축 로드맵 추진단’에서 포괄임금 오남용 관행을 개선하기로 해 그 후속조치를 발표했다. 포괄임금은 실제 근로시간과 무관하게 임금을 사전에 정하고,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구분하지 않고 포괄해 지급하는 임금 산정 방법이다. ‘공짜야근’의 주범으로 꼽힌다.
지침은 기본급과 수당을 구분하지 않는 정액급제, 연장·야간, 또는 휴일 근로수당을 미리 포함해 지급하는 정액수당제를 도입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원칙은 근로자가 실제 근로한 시간에 상응하는 각종 수당을 산정·지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른바 ‘고정OT 약정’(연장수당 등을 항목별로 구분해 수당별 정액으로 지급하기로 하는 약정)을 체결한 경우에도 실제 근로시간에 따른 법정수당보다 약정한 금액이 적다면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노동부는 차액분을 지급하지 않을 시 임금체불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현장 감독에서 이 같은 사례가 적발될 경우 집무 규정에 따라 엄중히 처리한다는 점도 명확히 했다.
이 대통령은 엑스(X)에 노동부 발표 기사와 함께 “노동 대가는 온당하게 지급해야지요?”라고 적었다. ‘포괄임금제 원칙적 금지’는 이재명정부의 국정 과제다. 올해 2월 이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포괄임금제와 관련해 “법 개정 전이라도 하위법이나 지침을 통해 시행 가능한 건 먼저 시행하는 게 좋지 않겠냐”며 개선 의지를 표했다.
지침은 판례와 현행법에 규정된 내용을 명확히 한 것이다.
현재 국회에는 포괄임금 금지를 반영한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9건 상정돼 있다. 노동부는 법 통과 전에라도 지침을 9일부터 현장에 적용해 지도 점검하겠다고 했다.
포괄임금 오남용을 막는 정부 지침이 발표된 건 처음이다. 2017년 문재인정부 당시에도 정북 개선안 마련에 나섰으나 노사 양측 반발로 발표되지 않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현장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했다. 정액급제뿐 아니라 정액수당제까지 금지 대상으로 명시한 것은 과도하다는 주장이다. 경총은 “근로시간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정액수당제 활용이 불가피한 사업장까지 금지하면 법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