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김병기(사진) 의원의 13가지 의혹을 수사하는 경찰이 김 의원을 여섯 번째로 소환했다. 수사기관이 특정 피의자를 불구속 상태로 여섯 번이나 불러 조사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 의원에 대한 신병 확보도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날 출석한 김 의원도 “구속영장이 신청될 일이 있겠느냐”고 자신했다.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는 8일 오전 김 의원을 뇌물수수 등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이번 소환은 2일 5차 소환조사 후 6일 만이다. 오전 8시56분 서울청 마포청사에 도착한 김 의원은 “(경찰이) 너무 많이 부르는 것 같지만 하여튼 성실하게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불체포특권 포기 의사를 묻는 말에 “구속영장이 신청될 일이 있겠느냐”고 답한 뒤 청사로 들어갔다.
경찰이 김 의원에 수차례 소환조사를 진행하면서 김 의원 신병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차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은 구속영장을 발부할 때 도망의 우려 등을 고려하는데, 피의자가 이미 여러 차례의 소환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했을 경우 법원은 도망의 우려가 비교적 적다고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의 이날 발언도 이런 상황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경찰은 지난해 9월 김 의원이 아들의 대학교 편입에 개입했다는 의혹 고발장을 접수하며 수사에 착수했다. 그러나 6개월여가 지나도록 가시적 성과 없이 소환조사만 반복하고 있다. 이에 정치권 눈치를 보며 ‘늑장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자 일부 혐의만 먼저 송치하는 방안도 거론됐다.
그러나 수사팀은 김 의원의 조사가 끝난 후 13가지 혐의 각각에 대한 송치·불송치 여부, 신병 확보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김 의원을 조만간 추가로 소환할 계획이다.
현재 김 의원은 허리디스크 등 건강 악화를 이유로 4∼5시간 조사 후 귀가하기를 반복하고 있다. 이날도 김 의원은 약 5시간30분 동안 조사를 받고 오후 2시33분 귀가했다. 그는 ‘건강 문제로 장시간 조사가 어려웠는지’ 묻는 취재진 질문에 “조사받을 내용을 다 끝내고 나온 것”이라고 답했다.
경찰은 지난해 12월 김 의원 가족이 동작구 보라매병원에서 ‘진료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진 지 3개월여 만인 6일 해당 병원을 압수수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