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에도 곳곳 공습… 안도 속 엇갈린 민심 [美·이란 2주 휴전]

발효시점 미공개 양측 공격 지속
“참혹한 피해에도 정권교체 실패”
“美·이스라엘 타협하는 자 죽음을”

헤즈볼라에 납치됐던 美기자 석방

미국과 2주간 휴전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이란 군중들은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많은 이란인이 공격 중단에 안도했지만, 반정부 진영에서는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실망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친정부 진영에서는 미국과 이스라엘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며 계속 저항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8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은 “엇갈린 반응이 나왔다”며 양국 휴전 발표 후 이란 시민들의 분위기를 전했다. 방송에 따르면 휴전 발표는 테헤란 현지시간 기준 오전 1시쯤 나왔는데도 많은 사람이 깨어 있었다. 미국이 예고대로 발전소와 교량을 폭격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불타는 테헤란… 이스라엘에 로켓 쏘는 이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7일(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연기가 치솟고 있다. 오른쪽 사진은 다음 날 새벽 이스라엘 네타냐 상공에서 이란이 발사한 로켓이 궤적을 그리며 떨어지는 모습.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은 ‘2주간 휴전’ 발표 직전과 직후에도 공격을 이어갔다. 테헤란·네타냐=AFP연합뉴스

휴전 발표 후 테헤란 외곽과 중부 이스파한, 동부 케르만 등에서는 환영 시위가 열렸다. BBC는 “이제 그들(이란인)은 발전소가 공격받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에 안도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정권에 반대했던 사람들은 전쟁이 참혹한 피해에도 불구하고 정권 교체를 가져올 것이라고 믿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정권 교체가 이뤄지지 않았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격 확대 위협을 철회한 데 대해 실망감을 드러낸 한 시민의 반응을 보도했다.

 

친정부 세력은 정반대의 메시지를 냈다. AP통신에 따르면 날이 밝자 친정부 세력이 수도 테헤란 거리 곳곳에서 집회를 열고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타협하는 자들에게 죽음을”이라는 강경 구호를 외쳤다. 이들은 거리에서 성조기와 이스라엘 국기를 불태우기도 했다.

 

휴전 첫날에도 중동 지역 곳곳에 미사일과 드론 공격이 이어졌다. CNN에 따르면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의 에너지 시설 등에 이날 미사일과 드론이 날아들어 각 군 당국이 요격에 나섰다. 이란 국영석유회사(NIOC)는 이란 남부 연안 라반섬에 있는 정유시설이 이날 오전 10시쯤 ‘적의 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휴전 발효 시점이 공개되지 않아 양측 공격이 계속된 것으로 보인다.

 

이란 국영 IRIB 방송은 트럼프 대통령 발표 약 2시간 후에 이란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모든 군부대에 사격 중지 명령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CNN은 이란이 전쟁 기간 각 지역 군 사령관들이 일정 수준의 자율성을 가지고 작전을 수행하는 분산형 방어 전략을 쓰고 있기에 명령이 개별 군부대에 전달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라크의 친 이란 민병대 카타이브 헤즈볼라에 납치됐던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셸리 키틀슨(49)이 일주일 만에 석방됐다고 발표했다. 키틀슨은 지난달 31일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에서 사복 차림의 남성 4명에게 납치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그를 석방하기 위해 미국이 구금 중이던 카타이브 헤즈볼라 소속 조직원 여러 명을 풀어줬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