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5부제라고요? 모르고 있었는데….”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 시행 첫날인 8일 자가차량을 타고 출근길에 오른 한모(46)씨는 서울 종로구 세종로공영주차장에 차를 주차하려다 입구에서 차단기와 씨름을 벌였다. 한씨는 자신의 차량 번호가 이날 사용 통제 대상(끝번호 3·8)에 해당되는 것을 몰랐다고 했다. 당황한 표정을 숨기지 못한 한씨에게 5부제에 대해 아는지 묻자 고개를 저으며 “전혀 몰랐다”고 한숨 쉬었다.
공공기관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차량 5부제가 이날 시행됐지만 현장 홍보와 운영 대책이 제대로 마련되지 못한 까닭에 현장에선 혼란이 잇따랐다. 특히 5부제 시행을 알려주는 관계자가 주차장에 없어 공영주차장에선 불만이 속출했다. 전기차, 장애인 차량 등 예외 대상 출입도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주차장 시스템은 차 번호만 확인할 뿐, 예외 대상 여부까지 파악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주차장 관리원조차 5부제 시행 사실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중구 소재 한 공영주차장 관리원은 5부제 단속에 관해 묻자 “공공기관만 대상 아니었나. 모르고 있었다”고 답했다. 해당 주차장의 경우 출입이 수기로만 운영돼 5부제 시행 대상임에도 적용 없이 운영됐다.
2부제 시행 대상인 공무원 및 공공기관 직원들의 경우엔 대부분 시행 사실은 인지하고 있었다. 이날 아침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선 담당자들이 ‘공공2부제를 지켜주세요’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일일이 차량을 멈추며 홍보물을 나눠줬다.
청사 관리소 관계자는 “오늘 출입 제재 차량이 2대 정도 있었다”며 “이들 모두 시행 사실을 잊거나 하이브리드차는 출입이 가능하다고 오해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운행 제한을 피하기 위한 ‘꼼수’도 등장했다. 일부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등록된 차량 대신 가족 등 타인 명의 차량을 이용했고, 단속을 피해 인근 주차장이나 골목에 주차하고 출근한 이도 있었다. 장거리(편도 30㎞ 이상) 출근자로 등록하려고 최단거리가 아닌 경로를 기관에 제출한 사례도 전해졌다.
정부 홍보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대형 플랫폼 업체가 제공하는 지도·교통 애플리케이션(앱)에 5부제 시행 정보를 반영하라고 공공기관에 지침을 내렸는데, 이날 오전 기준 해당 업체에선 관련 정보를 제공하지 않았다.
이용자가 주차장별 사이트를 직접 확인하거나 서울시설공단의 ‘공영주차장 승용차 5부제 시행 안내’ 게시글을 확인해야만 했다. 기후부는 공공기관들로부터 5부제 적용·예외 주차장 목록을 제출받기로 했으나 시행 전날까지도 제출이 마무리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에너지 안보 위기에 따라 공공기관 직원 차량은 번호판 끝자리 숫자가 홀수면 홀수일에, 짝수면 짝수일에만 운행이 가능하다. 공영주차장이나 민원인 차량에는 5부제가 적용된다. 월∼금요일 각각 번호 뒷자리 1·6, 2·7, 3·8, 4·9, 5·0인 차량의 출입이 제한되며 석유를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차량도 적용 대상이다. 순회교육을 담당하는 특수교사들도 예외 대상에 포함됐다.
교육부는 차량 운행 제한의 예외 대상으로 특수교사를 적용하도록 시도교육청에 안내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