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집단 구타를 당한 뒤 숨진 ‘김창민 감독 사망 사건’과 관련해 가해자 중 1명이 뒤늦게 사과했다. 폭행 당시 폐쇄회로(CC)TV에는 가해자 일행 최소 6명 등장한다.
8일 이모(30대) 씨는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고인이 된 김 감독과 유가족에게 사과 의사를 밝혔다.
그는 “김창민 감독님과 유가족에게 죽을 죄를 지은 것을 안다”면서도 “유가족의 연락처를 몰라 수사기관에 수차례 사과와 합의 의사를 전달했으나 답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그 증거로 경찰 조사 결과를 언급하며 “신문조서에도 기록이 남아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계속 유가족을 만나 직접 사과드리고 싶었지만 연락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며 “결국 언론을 통해 먼저 사과드리게 된 점 역시 죄송하다. 기회가 주어진다면 직접 찾아뵙고 사죄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또 “어떤 말로 사죄하더라도 유가족에게 위로가 되지 않을 것을 알고 있으며, 이번 일에 대한 책임을 회피할 생각도 없다”면서도 “다만 김 감독을 해할 의도는 없었고, 싸움을 일으키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은 말씀드리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이번 사건으로 김 감독과 유가족을 비롯해 많은 분이 피해를 보고 있으며, 관계없는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이 분노하시는 점도 충분히 공감한다. 검찰 조사에도 성실히 임하겠으니 결과가 나올 때까지 지켜봐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발달장애가 있는 아들이 보는 앞에서 집단 구타를 당한 뒤 숨졌다.
이 사건을 담당한 구리경찰서는 지난해 10월 20일 오전 1시 10분쯤 구리시의 한 식당에서 김 감독을 폭행한 2명에 대해 상해치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법원은 “주거가 일정하고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유족들은 “김 감독이 숨지기 이전부터 가해자가 여러 명이었음에도 초기 수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김 감독이 폭행당하는 장면이 담긴 CCTV 영상에는 저항하지 못하는 김 감독을 남성 일행이 지속적으로 폭행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에 따라 부실 수사 논란이 제기됐고, 의정부지방검찰청 남양주지청은 이날 김 감독의 아들을 불러 조사했다.
의정부지검 남양주지청은 김 감독 폭행 사망 사건과 관련해 형사2부장을 팀장으로 검사 3명과 수사관 5명으로 구성된 전담 수사팀을 지난 5일 편성했다.
검찰은 김 감독 아들의 진술을 통해 당시 상황을 재구성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김 감독 아들에 대한 조사는 경찰 수사 단계에서는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경기북부경찰청은 현장 대응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일반 감찰과 사건 수사 절차 전반을 살피는 수사 감찰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주부터 당시 현장 출동 및 수사에 관여한 구리경찰서 관계자들을 불러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이 사건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반면 김창민 감독 유가족은 전면적인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남양주지청 전담수사팀에 출석하며 기자들과 만난 유족은 “초동 수사가 미흡했기 때문에 경찰 입장에서 이를 번복하거나 뒤집기 어려웠던 것 같다”며 “피의자들이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는 상황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한편 이 사건과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가해자들에게 엄정한 처벌을 내리겠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전날인 7일 자신의 SNS를 통해 “유족들은 초동 수사의 미진함을 지적하고 있다”며 “잇따른 구속영장 기각으로 가해자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현실 속에서 유가족의 정신적 고통과 불안이 큰 상황이다. 유가족의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