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에서 국가로 입양 절차의 주도권이 넘어간 ‘공적 입양체계’가 도입된 지 1년도 안 돼 심각한 병목현상을 겪고 있다. 입양 단체들은 입양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아동의 발달이 늦어진다며 정부에 조속한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 “천신만고 끝 결연돼도 집까지 7개월”…현장의 아우성
8일 입양정상화추진부모연대(이하 연대)에 따르면 이들은 전날 보건복지부에 입양 대기 기간 단축을 촉구하는 서한을 전달했다. 연대는 서한을 통해 “정부의 개선안은 교육과 가정 조사에만 치중되어 있다”며 “가정 조사를 마쳐도 자격 심의까지 수개월이 걸리는 병목 현상이 심각하며 결연 후 아이를 집으로 데려오는 데만 6~7개월이 소요된다”고 호소했다.
특히 연대는 ‘입양 골든타임’인 생후 12개월 내의 신속한 입양을 강조했다. 임시 양육 환경에서는 아동이 심리적 안정감을 얻기 어려워 대기 기간이 길어질수록 신체·정서적 발달이 느려진다는 지적이다.
■ “부결 사유도 몰라”…제도 사각지대에 갇힌 부모들
연대는 제도적 지원 부족도 날카롭게 비판했다. 이들은 “연장아 등 특수욕구 아동 입양 시 전문 교육이나 사후 지원이 전무하다”며 “결연이 부결되어도 구체적인 설명조차 들을 수 없고 임시양육허가 신청 등 실질적인 제도 지원도 부족한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연의 배경에는 지난해 7월 도입된 ‘공적 입양체계’가 있다. 민간의 절차를 국가로 이관하며 관리를 강화했지만 이를 수행할 인력이 부족해 정작 절차는 늦어지는 역설적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 복지부 “인력 확충해 대기 기간 1년 내로 단축”
현장의 불만이 커지자 보건복지부는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복지부는 “지연 발생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예비 양부모 대상 교육을 확대하고 가정환경 조사 인력을 확충해 대기 기간을 1년 이내로 단축하겠다”고 밝혔다.
아동권리보장원 역시 이날 대한사회복지회와 간담회를 열고 “복지부와 함께 인력 확보 및 운영 매뉴얼 개선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한쪽에서는 아동 학대 방지를 위해 절차가 엄격해진 만큼 단순 인력 충원을 넘어선 행정 효율화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