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둘째 주에도 전국에서 많은 사건사고가 이어졌다. ‘강북 모텔 연쇄 살인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소영(20)은 첫 재판에서 살인 고의가 없었다고 재차 주장했고, ‘관악구 피자가게 살인 사건’으로 1심에서 무기징역을 받은 김동원(42)은 선처를 호소했으나 항소심에서도 사형을 구형받았다. 장모를 살해한 뒤 시신을 캐리어에 담아 유기한 ‘대구 캐리어 시신 사건’ 사위의 신상정보도 공개됐다.
◆ ‘모텔 살인’ 김소영, 첫 재판서 혐의 부인…유족 “사형 내려달라”
김소영의 변호인은 지난 9일 오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4부(오병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에서 “피해자들에게 음료를 건넨 건 인정하지만, 특수상해·살인 혐의에 대해서는 부인한다”고 밝혔다. 약물이 든 음료를 남성들에게 건넨 것은 이들이 잠들게 하려는 것이었을 뿐 살해하려 한 의도는 아니었다는 취지다. 김씨는 수사 단계에서도 살인 고의를 계속 부인해왔다.
김씨가 법정에 들어서자 방청석에서 한숨이 터져 나왔다. 김씨는 미결 수용자가 통상 착용하는 녹색 수의 차림에 흰색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출석했다. “감기 때문에 마스크를 썼느냐”는 재판장 질문에 “아니요”라고 답했고, “진술할 때는 마스크를 벗으라”는 말에 마스크를 내리고 “국민참여재판은 희망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김씨를 향해 “피고인의 고의는 정황을 통해 입증할 수밖에 없다”며 “어떻게 피해자를 만나게 됐는지 등 경위에 대해 자세히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검찰에는 첫 피해자는 특수상해 혐의, 두 번째와 세 번째 피해자는 살인 혐의로 기소했는데, 김씨가 어떤 과정으로 살인의 고의를 갖게 됐는지를 입증하라고 했다.
법원에 온 유족은 강하게 반발했다. 피해자 친형은 재판 시작 전 취재진에 “숙취해소제라며 건넨 독약을 고맙다며 받았을 동생을 생각하면 숨이 막힌다”며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내려주시길 재판부에 간곡히 요청한다”고 말했다.
◆ 검찰, ‘관악구 피자집 살인’ 김동원 2심도 사형 구형
검찰은 지난 9일 서울고법 형사3부(부장판사 이승한) 심리로 열린 김동원의 살인 혐의 2심 결심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전자장치 30년 부착 명령과 보호관찰 5년도 함께 구형했다.
검찰은 “계획적으로 영업장에 끌어들여 살인한 사건으로, 당시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딸 피해자 앞에서 그 아버지를 수회 찔러 살해하는 등 범행 수법이 매우 잔혹하다”며 “범행 후에도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아 재범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씨 측 변호인은 “범행을 저지른 사실에 대해서는 무슨 말이라도 변명이 안 된다”며 “추가로 공탁이나 합의를 위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선처를 부탁했다. 김씨도 최후진술에서 “피해자분들과 유가족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며 “이기심과 잘못된 선택으로 많은 분께 아픔과 상처를 줬다”고 울먹였다.
재판부는 피해자 유가족들과 합의할 시간을 달라는 김씨 측 요청을 받아들여 두 달 후인 6월11일 2심 선고기일을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앞서 지난 2월 1심 재판부는 “범행을 구체적으로 계획했고, 일부 피해자에 대한 살해는 당초 계획에 없었음에도 계획 범행이 이뤄지지 않을 것을 염려해 살해한 점을 보면 비난 가능성이 크다”며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 장모 살해 후 가방에 유기…26살 조재복 신상공개
대구경찰청은 지난 8일 신상 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를 열고 조재복(26)의 이름과 나이, 사진을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심의 과정에서 조씨 역시 자신의 신상 공개 결정에 이의가 없다는 의견을 냈다. 경찰 관계자는 “심의 결과 범행의 잔인성과 피해의 중대성이 인정되고 범죄 예방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해 조씨의 신상 공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지난달 18일 대구 중구의 한 원룸에서 장모 A(55)씨를 장시간 주먹과 발로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시신을 여행용 가방에 담아 북구 칠성동의 신천변에 유기한 혐의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아내 최모(26)씨도 시신 유기를 도우면서 두 부부가 모두 구속 수사를 받고 있다. 다만 경찰은 최씨의 경우 시체유기죄만 적용된 점, 범행 과정에서 남편의 협박이 있었던 점 등을 감안해 신상공개 대상이 아니라고 봤다.
수사 결과 조씨는 지난해 9월 아내 최씨와 혼인신고를 마친 이후부터 최씨를 폭행했다. 장모 A씨는 사위에게 맞고 사는 딸을 지키기 위해 계속 딸 부부와 거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2월 대구 중구의 원룸으로 이사한 후엔 조씨가 “(장모가) 이삿짐 정리를 안 한다” 등의 이유로 장모 A씨를 폭행하기 시작했다. 지난달 17일부터는 “설거지할 때 시끄럽고, 집안일 해놓은 게 마음에 안 든다”며 A씨를 폭행해 다음날 오전 10시쯤 A씨가 숨지기 전까지 수차례에 걸쳐 폭력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