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 지방선거를 50여일 앞두고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가 또다시 아수라장이 됐다. 지방선거에 출마한 최고위원들이 공개적으로 공천 불만을 쏟아내며 당내 갈등을 고스란히 노출한 것이다.
경기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 양향자 최고위원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경기지사 후보 추가 공모 과정을 문제 삼으며 “일부 당 지도부와 공천관리위원회에서 흘러나오는 말은 엽기적이고 기이하기 짝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이런 패배주의와 비상식 때문에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 따위에게 ‘너희들은 아예 후보도 내지 마라’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했다.
경북도지사 선거에 나선 김재원 최고위원은 경쟁자인 이철우 현 지사를 둘러싼 각종 의혹을 언급하며 “만약 이 후보가 본선에 진출하면 선거 기간 내내 검찰의 기소, 좌파 언론과 민주당의 파상공세를 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특단의 대책을 강구해달라”며 노골적으로 경선 경쟁자에 대한 조치를 요구하기도 했다.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에서 ‘집안싸움’이 생중계되자, 다른 지도부들은 당혹스러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은 “공천 신청 즉시 최고위원회에서 사퇴하도록 규정을 개정하자는 논의가 있었지만, 설마 이런 사태가 발생하겠느냐는 안일한 인식하에 그런 규정을 두지 못한 점에 대해 당원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질책성 발언을 내놨다. 송언석 원내대표와 신동욱 최고위원은 김 최고위원 발언 도중 자리를 뜨기도 했다.
대구시장 예비경선에서 컷오프된 주호영 의원도 장동혁 대표를 ‘세월호 선장’에 빗대며 비판을 이어갔다. 주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미 배가 기울어져 침수가 시작됐는데 ‘그냥 배에 남아있으라’고 한 세월호 선장이 있었다”며 “우리 당 상태가 똑같다. 세월호 선장과 뭐가 다르냐”고 말했다.
공천을 둘러싼 내홍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국민의힘 장 대표는 최고위 직후 100만 책임당원 돌파를 기념하는 자축행사를 열었다. 장동혁 대표는 “당 대표에 취임한 이후 책임당원이 40% 이상 늘어났다”며 “전당대회 때 약속했던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 이번 지방선거에서 승리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