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은 좁다” ‘K 라면 3사’ 글로벌 공략 속도

농심, 6월 ‘농심 러시아’ 설립
현지 라면 시장 잠재력에 주목
삼양식품·오뚜기, 해외 급성장
승계 앞둔 오너 3세 전면 배치

‘K-라면 3사’(농심·삼양·오뚜기)가 해외법인을 늘리는 등 세계 시장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성장이 정체된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공략에 나서면서 주도권 다툼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농심은 6월 러시아 모스크바에 현지 판매법인 ‘농심 러시아’를 세운다고 9일 밝혔다. 농심은 러시아 현지 라면 시장의 성장 잠재력에 주목해 법인 설립을 결정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업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러시아 라면 시장은 2021년부터 2030년까지 연평균 10%대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약 10억5000만달러(한화 약 1조5000억원) 규모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러시아에는 K팝과 드라마 등 한류 열풍으로 한국산 라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러시아의 한국 라면 수입액은 52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58% 성장했다.

농심은 지난해 3월 설립한 네덜란드 유럽 법인에 이어 러시아 법인까지 추가할 경우 중국과 미국, 캐나다, 일본, 호주, 베트남 합쳐 해외 법인이 8개가 된다.

삼양식품도 5개의 해외 현지 법인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 일본판매 법인을 시작으로 2021년 미국과 중국, 2023년 인도네시아와 2024년 유럽(네덜란드)에 각각 판매법인을 설립했다. 오뚜기도 5개의 해외법인을 운영 중이다.

이들 업체가 적극적으로 해외에 판매 및 생산 전초기지를 구축하는 데엔 이유가 있다. 국내 라면 시장의 경우 젊은층의 인구 감소와 원가 압박 등으로 내수 성장의 한계에 직면했지만, 해외시장은 K푸드 바람을 타고 라면 수출이 급증하고 있다.

‘불닭볶음면’ 수출이 본격화한 2016년 삼양식품의 수출액은 930억원(전체매출 중 26%)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조8838억원(〃 80%)으로 급증했다. 2021년 34.8%에 머물렀던 농심의 전체매출 중 해외매출 비중도 지난해 39.8%로 40%를 목전에 뒀다.

향후 미래를 책임질 오너 3세들도 해외법인에 포진해 글로벌 시장 최전선에 섰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아들인 신상열 부사장은 농심홀딩스아메리카 최고경영자(CEO)를, 함영준 오뚜기 회장의 사위인 김재우 대표는 오뚜기아메리카홀딩스 대표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