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우고 채운 여백의 미학”…7주년 맞은 히든스페이스, 신축 이전 기념전

대구 갤러리 ‘히든스페이스’가 개관 7주년을 맞아 수성구 황금동에 새 둥지를 틀고 재도약에 나선다.

 

히든스페이스는 14일 신축 이전 개관 기념전인 ‘물질과 정신 그리고’를 개최한다고 9일 밝혔다.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의 핵심 화두인 ‘매체(물질)’와 그 이면에 깃든 ‘수행적 태도(정신)’를 조명하는 자리다.

 

갤러리 히든스페이스 전경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주도해온 구자현, 김용익 등 중견 작가 6인의 수작을 한자리에서 선보인다. 구자현은 평면과 입체를 아우르며 수행에 가까운 구도적 과정을 흔적으로 남긴다. 40여년간 '땡땡이 회화'를 실험해온 김용익은 모더니즘의 완결성에 균열을 내며 세월의 상념을 담아낸다.

 

유주희는 스퀴지로 물감을 밀고 긁어내는 반복적 행위를 통해 명상적인 청색 색면을 구축한다. 이지현은 책과 옷 등 일상의 사물을 해체∙재조립하는 몽타주 기법으로 기억을 해방시킨다. 이진용은 재료의 혼합으로 시간의 축적을 꿰뚫는 입체적 화면을 구사하며, 최선호는 조선의 단정함과 현대적 미니멀리즘이 조화된 동양적 여백을 선보인다.

 

구자현 작가 작품

수성구 들안로에 새롭게 자리 잡은 히든스페이스는 이번 이전을 기점으로 창작자와 관람객을 잇는 ‘열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할 방침이다. 단순한 전시 공간을 넘어 동시대 미술의 흐름을 소개하고 지역 문화의 깊이를 더하는 다양한 기획 프로그램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박진향 대표는 “개관 7주년이라는 변곡점에서 마련한 이번 전시는 현대미술을 직관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며 “예술적 시선이 머물고 새로운 질문이 생성되는 공간의 첫 장면에 시민들을 초대한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13일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