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다주택자에 대한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일까지 토지거래허가를 신청할 경우 중과에서 배제하는 보완책을 내놓으면서 다주택자 급매물이 더 나올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한 시장에서는 매물 증가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상당하다. 매도 기간이 조금이나마 연장된 셈이지만 실제 거래를 좌우하는 가격과 자금 여건이 크게 달라지지 않아 거래가 활발하지 않다는 점에서다.
서울 강남구 개포동 공인중개사 A씨는 9일 통화에서 “다주택자 매물은 거의 다 나와 있는데 매도자와 매수자 간 원하는 가격 차이가 커서 거래가 잘 성사되지 않고 있다”며 “예컨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34평의 경우 매수자가 35억 원 이하를 원하는 반면 매도자는 37억∼38억원을 부르니까 거래가 안 된다”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동 공인중개사 B씨도 “팔 사람은 다 팔았고, 매물도 나올 건 다 나온 상태다. 가격 문제와 대출 규제 영향으로 거래가 안 되는 상황”이라며 “대출 없이도 비싼 집값을 지불할 수 있는지에 따라 간간이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해 10월 8533건에서 올해 3월 4186건으로 절반가량 줄었다. 같은 기간 강남구는 286건에서 108건, 서초구는 218건에서 73건, 송파구는 603건에서 197건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반면 매물이 크게 늘지 않고 서울 외곽·중저가 지역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윤지해 부동산R114 리서치랩장은 “부동산 거래는 의사결정에 시간이 걸리는 만큼 이번 조치로 매도가 급격히 늘어나기 어렵다”며 “기존 매물을 좀 더 여유 있게 소화하는 수준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매물 감소 흐름을 완화하고 강남권 가격 안정에도 일부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매물 증가를 크게 이끌어내기 어렵고, 외곽 지역 중심의 가격 상승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 때문에 향후 비거주 1주택자에 대한 매도 유도책이 주목된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비거주 1주택자가 세입자 거주 상태의 집을 팔 수 없는 문제와 관련해 시행령 개정 검토를 지시한 바 있다. 다주택자뿐 아니라 비거주 1주택자의 매물도 나올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근 바뀐 규정상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다주택자는 세입자가 거주 중인 주택을 무주택자에게 팔 수 있는데 비거주 1주택자는 그럴 수 없게 돼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물은 이날 기준 7만6631건으로, 지난달 21일 8만건을 넘어선 이후 전반적인 감소세로 돌아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