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엔트로픽보다 연산 능력 뛰어나”…IPO 앞둔 오픈AI·앤트로픽 신경전

올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앤트로픽은 기업 업무에 특화한 인공지능(AI) 모델로 수익성을 높이고 있고, 오픈AI는 고객 인지도를 발판 삼아 기업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섰다. 새 AI 모델을 출시한 메타도 선두 기업들을 뒤쫓고 있다.

 

9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오픈AI는 투자자 메모에서 “빠르고 지속적으로 연산 역량을 확충해 앤트로픽에 우위를 점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픈AI는 지난해 기준 연산 용량 1.9GW(기가와트)를 확보했고, 2030년에는 30GW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오픈AI (왼쪽), 앤트로픽 로고. 로이터연합뉴스

오픈AI는 앤트로픽의 지난해 연산 용량을 1.4GW, 내년 7∼8GW로 추정하며 “연산 자원이 이제 제품의 병목이 됐기 때문에 이런 차이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오픈AI는 수익에 비해 인프라 투자가 과도하다는 이유로 시장의 우려를 받아왔는데, 막대한 투자를 통해 인프라 우위를 확보했다는 게 회사 설명이다.

 

오픈AI는 앤트로픽이 최근 개발한 최고급 모델 ‘미토스’를 일반에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연산 자원 부족 때문이라고 의심했다. 메모에서 앤트로픽이 시장 수요를 잘못 예측했다며 “이런 조심스러운 태도는 절제라기보단 시장 수요가 얼마나 빨리 늘어날지 과소평가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오픈AI ‘범용성’, 앤트로픽 ‘전문성’

 

앞서 앤트로픽은 미토스 프리뷰 버전을 일반에 공개하지 않고, 마이크로소프트·구글·애플·엔비디아 등 40여개 기업과 기관에만 방어 목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미토스가 너무 ‘강력’해서 보안 위험이 크다는 게 핵심 이유였다.

 

미토스는 주요 운영체제(OS)와 웹 브라우저 보안 취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공격할 수 있는 코드까지 생성할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AI가 해킹을 보조하는 게 아니라 해킹을 자동 수행하는 수준으로 올라왔다는 우려가 나왔고, 미국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7일 월가 주요 은행 최고경영자(CEO)들을 소집해 사이버 리스크를 긴급 점검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픈AI와 앤트로픽은 사업 방향이 다르다. 오픈AI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쓰이는 AI 챗봇 챗GPT를 활용해 범용성을 기반으로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려고 한다. 앤트로픽은 대중이 아닌 전문가, 기업을 겨냥한 AI 모델 개발에 집중해왔다.

 

오픈AI에서 나온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등 앤트로픽 경영진은 이런 오픈AI 사업 전략을 부정적으로 평가한다. 아모데이 CEO는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 주최 행사에서 오픈AI를 겨냥한 듯 “일부 플레이어들은 욜로(YOLO·인생은 한 번뿐)라는 식으로 행동한다”고 꼬집었다. 빅테크를 비롯한 AI 기업들이 개발과 인프라에 과도한 금액을 투자한다는 것이다.

 

적정 투자를 두고 주요 AI 기업 리더들의 의견은 갈린다. 올해 2000억달러(약 295조원)를 AI 인프라에 투자하기로 한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는 전날 주주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현재 AI의 성장세는 유례가 없는 수준이고 미래의 성장 잠재력은 더욱 크다”며 “보수적인 태도를 보이지 않겠다. 우리는 의미 있는 선두가 되기 위해 투자하고 있고 미래 사업과 영업이익, 잉여현금흐름(FCF)은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절치부심 메타, 새 모델 출시 

 

오픈AI와 앤트로픽 간 경쟁은 치열해질 전망이다. 하반기 IPO에 앞서 몸값과 시기를 두고 양사 간 신경전이 격화하는 모습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오픈AI 경영진이 앤트로픽이 IPO를 먼저 할 수 있다는 데 대해 비공개 석상에서 우려를 드러냈다고 전했다.

 

앤트로픽은 AI 모델 ‘클로드’와 코딩 도구 ‘클로드 코드’를 기반으로 기업용 AI 시장 입지를 강화하며 최근 시장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다. 연구기관 에포크AI에 따르면 앤트로픽의 연간 환산 매출은 2024년 10억달러를 넘은 뒤 지난해 90억달러를 돌파했고, 올해 2월 140억달러에 달했다. 연 성장률이 10배를 넘어 오픈AI 성장률(연 3.4배)을 웃돈다.

 

이런 가운데 AI 모델에서 뒤처졌던 메타가 메타초지능연구소(MSL)를 꾸린 뒤 첫 AI 모델 ‘뮤즈 스파크’를 공개하며 AI 경쟁에 재참전했다. 마크 저커버그 CEO는 AI 경쟁력을 높이려고 지난해 AI 데이터 라벨링 기업 스케일AI에 투자하고, 창업자 알렉산더 왕을 데려왔다. 메타는 자체 분석 결과 뮤즈 스파크가 챗GPT, 제미나이, 클로드 오퍼스 등 최상위 모델과 비슷하거나 웃도는 성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