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변호사 출신 원민경 장관 “촉법소년 공식 입장 공개 어려워”

“재범 막는 정책에 무게 실렸나 반성”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3차 전체회의가 열린 10일 주무부처인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은 연령 하향 관련 “공식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압도적 다수 국민이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고 했으나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는 모습이다.

 

원 장관은 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연령 하향과 관련해 우리가 짚어봐야 할 문제가 굉장히 많다”며 “포럼에 참여하면 할수록 더 많고, 우리가 정말 놓친 부분이 너무 많았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보호소년의 61%가 위기 청소년임에도, 위기 청소년을 정말 보호하고 교화하고 재범을 막기 위한 우리 정책의 무게가 거기에 과연 실려 있었나, 저는 그걸 정말 많이 반성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원민경 성평등가족부 장관이 10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형사미성년자(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 제3차 전체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보완 위한 제도 구상할 것”

 

장관으로서 연령 하향 관련 입장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원 장관은 “‘이런 입장이다’라고 공식적으로 드리기는 어렵다”며 “사회적 대화 협의체에 참여한 모든 부처가 각 제도를 과연 충분히 하고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아마 다 반성적으로 다 좀 검토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즉 연령이 핵심 문제라기보다 기존 제도를 더 들여다봐야 한다는 취지다. 원 장관은 “(각 부처가) 보완을 위한 제도들을 다 지금 구상하고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해 원 장관이 신중론을 견지하는 배경은 청소년 보호 지원이라는 부처 역할에 더해 원 장관의 출신도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인권 변호사로 20년 활동한 한 그는 ‘n번방’ 성 착취 사건 공동대책위원회에서 변호인단으로 활동하는 등 여성 및 가족법 분야에서 활약했다. 원 장관은 사회적 약자·청소년 지원 정책 강화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취임 당시 밝혔다.

 

반면 법무부는 연령 하향에 명확히 찬성하고 있다. 청소년 강력범죄가 늘어났다는 것 등이 근거다. 앞서 이진수 법무부 차관은 국무회의에서 촉법소년 연령 기준을 현행 14세 미만에서 13세 미만으로 낮추는 내용의 안건을 보고했고, 이 대통령은 “압도적 다수의 국민이 ‘최소한 한 살은 낮춰야 하지 않느냐’는 의견인 것 같다”며 호응했다. 

 

◆18·19일 숙의 토론…30일 결론

 

촉법소년 연령 사회적 대화 협의체는 이달 30일 결론을 내린다. 결론에는 구체적인 연령 하향 의견에 더해 제도 개선안도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원 장관은 국회 등에서도 비공식적 공론화가 진행 중이라는 점을 언급하며 “국무회의 토론 등을 거쳐 최종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두 달이라는 시간이 짧지 않냐는 지적에는 “최종 결론을 내기엔 짧을 수 있겠으나 현 제도를 검토하는 데는 짧지 않다”고 말했다.

 

성평등부는 15일에 제2차 공개 포럼을 연다. 지난달 18일 연구자, 청소년 현장 전문가 등이 참석한 제1차 공개 포럼을 개최했고 두 번째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대국민 공론화를 위한 시민참여단 숙의 토론회도 예정돼 있다.

 

원 장관은 “시민참여단이 다음 주말 이틀간(18·19일) 숙의 토론회를 진행한다”며 “참여단은 촉법소년 제도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쟁점 토론 등 합리적인 대안을 함께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