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선물 뭐가 좋을까.” 몇 초 뒤 추천 상품이 줄줄이 뜬다. 비교와 리뷰까지 한 번에 정리된다. 이제는 찾는 것이 아닌, ‘묻는’ 방식이다. 이 변화는 숫자로도 확인된다.
12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ChatGPT 앱 기준 지난달 월간활성이용자(MAU)는 약 1533만명으로 집계됐다. 생성형 AI를 활용한 정보 탐색과 추천 이용이 빠르게 늘고 있는 흐름이다.
이용 방식 변화는 단순한 트렌드를 넘어 유통 구조 자체를 흔들고 있다. 과거에는 포털에서 키워드를 검색하고 여러 쇼핑몰을 비교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이제는 조건을 설명하면 AI가 탐색과 비교, 추천을 한 번에 수행한다.
이른바 ‘제로클릭(Zero-click) 소비’다. 검색→비교→구매로 이어지던 단계를 AI가 압축하면서 소비자가 거치는 경로 자체가 짧아지는 구조다. 소비자가 직접 비교하지 않아도 되는 방식이라는 점에서 기존 쇼핑과 본질적으로 다르다. 업계에서는 검색 중심 구조가 점차 AI 기반 추천으로 이동하는 전환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Google Gemini 등 글로벌 AI 서비스 확산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쇼핑·정보 탐색 방식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유통업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핵심은 ‘어디에서 검색되느냐’가 아닌 ‘어디에서 추천되느냐’다.
신세계그룹은 OpenAI와의 협력을 검토하거나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앱에는 챗GPT 기반 상품 추천 기능을 도입하는 방안이 거론된다. 대화 안에서 검색부터 결제, 배송까지 이어지는 ‘완결형 AI 커머스’ 구현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카카오톡의 인공지능(AI)이 맞춤형 정보 제안 서비스 ‘카카오툴즈(Kakao Tools)’에 e커머스 영역 파트너사로 현대백화점의 프리미엄 큐레이션 전문몰 ‘더현대 하이(Hi)’를 연동했다.
롯데그룹은 일부 서비스에서 Google Gemini 기반 기능을 시험 운영 중이다. 롯데하이마트는 AI 쇼핑 에이전트 ‘하비’를, 롯데온은 ‘패션AI’를 통해 개인화 추천 기능을 강화했다.
국내 쇼핑 트래픽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네이버도 대응에 나섰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 쇼핑 AI 에이전트를 도입해 리뷰 요약, 상품 비교, 추천 기능을 강화하며 기존 검색 중심 쇼핑 구조를 대화형 구조로 전환하는 실험을 진행 중이다.
이 변화의 핵심은 수익 구조다. 지금까지 유통은 검색 광고와 노출 순위가 매출을 좌우했다. 하지만 AI 환경에서는 추천 알고리즘과 노출 구조가 새로운 관문이 된다.
업계에서는 검색 광고 중심 구조가 AI 추천 노출 경쟁으로 이동하는 전환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결국 ‘검색 결과 상단’이 아닌 ‘AI의 답변 안에 포함되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