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이 11∼12일(현지시간)에 걸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21시간 동안 마라톤 종전 협상을 벌였지만 결국 합의 도출을 하지 못했다.
양국 모두 '승전국'의 태도를 보이고 있는 상황, 이스라엘의 레바논 헤즈볼라 공격을 휴전대상에 포함할지 여부에 대한 이견 등을 감안할 때 어느 정도 예상됐던 결과지만 2주 휴전 기간의 종료가 '카운트다운'에 들어가게 된 상황에서 전쟁 재개에 대한 국제사회의 우려는 커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협상후 양측 발표를 종합하면 이란의 비핵화와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를 두고 양국 간에 현격한 입장 차이가 있었던 것이 결렬의 주된 배경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협상 당일 미 군함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며 기뢰 제거 준비에 나선 것은 미국 입장에서 이란에 대한 압박책일 수 있었지만 이란으로서는 거기서 미국의 '초조함'을 읽었을 수 있는 것이다.
첫 협상은 결렬됐지만 일단 양측은 상호 속내를 파악하는 동시에 이란내 핵물질과 호르무즈 해협 개방 문제 등 핵심 쟁점을 몇가지로 좁히게 됐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양측이 후속 협상을 통해 극적 합의점을 찾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그러나 핵심 쟁점을 둘러싼 양측의 현격한 입장차이를 감안할 때 오는 21일까지인 2주간의 휴전 기간 안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로 보인다.
특히 미국과 이스라엘의 파상 공세를 받으면서도 이란은 호르무즈 봉쇄에 따른 미국의 '고통'을 감안할 때 '시간과의 싸움'이 자신들에게 불리하지 않다는 판단을 하고 있는 듯 보인다는 점이 중요한 변수로 거론된다.
앞으로도 언제든 핵무기 개발 저지 등을 위해 이란을 공격할 수 있는 옵션을 보유하겠다는 것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생각이라면, 이란은 전쟁을 더 길게 끌고 가며 피해를 더 보더라도 호르무즈를 지렛대 삼아 확고한 불가침 약속을 받아내겠다는 의중일 수 있는 것이다.
결국 미국과 이란의 향후 협상 전망은 낙관을 허락하지 않는 '안갯속'이라고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이란의 '노딜'을 빌미로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표적으로 레바논에 대한 공격을 크게 강화할 수 있고, 이는 협상에 다시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이란 민간 인프라 파괴 위협과, 이란의 호르무즈 장기 봉쇄 카드가 이번 전쟁의 당사국은 물론 전세계를 우려케 하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 속에 양측은 '파국 위기'와 '대화 모색' 사이를 숨가쁘게 오가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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