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확 올려도 떨림 없이 질주… 정숙미 돋보이네 [모빌리티]

벤츠 E200 아방가르드 시승기

9단 자동변속, 엔진에 무리 안 줘
‘가속 늦반응’ 터보랙도 거의 없어
둔턱 운행 땐 다소 ‘출렁’… 아쉬움

전면 그릴 조명 옵션 ‘미래지향적’
야간에 엠블럼 주변 은은히 빛나
티맵 이용 가능… 수입차 불편 해소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메르세데스벤츠 차량, 그만큼 한국에서 잘 팔리는 차.’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의 엔트리급 모델인 ‘E200 아방가르드’는 한국인이 좋아하는 수입차 중 하나다. 벤츠 차량은 크기, 가격, 성능에 따라 입문형인 A클래스에서부터 C클래스, E클래스, S클래스로 수준이 올라간다. E클래스는 S클래스 직전의 고급모델로 그중 기본형인 아방가르드에 대해 한국인들은 남다른 호감을 보였다. 2024년 5월 출시 이래 아방가르드는 같은 해 10월 1038대가 판매되며 BMW 520, BMW 530 xDrive, 테슬라 모델 Y, 렉서스 ES300h 등 경쟁 모델을 꺾고 수입차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최근 서울 노원구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아방가르드를 타고 달려보니 ‘젊은 신사’처럼 나아간다는 인상을 받았다. S클래스가 경륜과 안정감을 갖춘 ‘노신사’라면 E클래스 아방가르드는 조금 거칠지만 그만큼 더 민첩하게 움직이는 젊은 신사 같은 느낌이었다. 고급스러우면서도 세련된 외모도 한몫했다. 젊은 감각을 추구하는 세대라면 가격 때문에 단계를 낮춘 게 아니라 아방가르드의 매력에 끌려 선택할 만했다.

야간에 벤츠 E200 아방가르드의 차량 문을 열자 벤츠 엠블럼 조명이 노면에 표시된 모습. 이현미 기자

◆204마력 성능에 정숙성·연비 확보

시동을 거는 순간 이 차의 매력은 두드러졌다. 엔진이 조용히 가동됐고 실내로 전해지는 진동은 거의 없었다. 2.0ℓ 직렬 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에 48V 마일드하이브리드 시스템이 더해진 결과였다. 또한 가속페달을 밟으면 최고출력 204마력, 최대 토크 32.6kg.m의 힘이 쏟아졌다. 최고 출력은 엔진이 낼 수 있는 ‘최대 파워’를, 최대 토크는 바퀴를 돌리는 순간적인 힘인 ‘순간 폭발력’을 의미한다.

아방가르드에 대해 급가속 반응이 빠르진 않다는 평이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운전자의 요구대로 질주하는 데 전혀 무리가 없었다. 곡예운전이 가능한 고성능 차량에 비해 역동성이 덜할 순 있어도, 프로 레이서나 준프로급이 아니라면 이 차량의 한계를 느끼긴 어려울 듯했다. 시승 때마다 늘 시도하는 차량 변경 시 급가속 운전을 해보니 아방가르드는 별다른 떨림이나 소리 없이 ‘부아앙’ 고속도로를 질주했다. 차량이 성능이 부족할 때 나타나는 머리가 앞으로 쏠리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가속페달을 밟았는데 힘이 바로 나오지 않고 ‘잠깐 늦게’ 반응하는 ‘터보 랙(turbo lag)’도 느껴지지 않았다.

또한 9단 자동변속기(9G-TRONIC) 덕에 탁월한 정숙성을 자랑했다. 기어 변속이 부드럽고 엔진을 무리하게 쓰지 않아 조용하게 달렸다. 속도를 낼 때 엔진이 너무 많이 돌면 소음과 진동이 증가하는데, 9단 변속기는 많은 기어로 적절한 단계를 유지하며 엔진을 덜 돌게 했다. 그만큼 차 안의 정숙성이 강화됐다. 둔턱을 넘을 때 차량 출렁임을 잡아주는 서스펜션도 괜찮은 편이었으나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된 E450에 비해선 거칠게 느껴졌다.

E200의 경우 공인연비는 12.4㎞/ℓ였는데 실제 운전에선 15∼17㎞/ℓ를 기록했다.

◆세련된 디자인에 첨단 조명기술 더해

아방가르드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세련된 외모다. 이 차의 외관은 클래식한 세단의 비율과 스포티한 캐릭터 라인이 돋보인다. 벤츠는 “수십년간 사랑받은 벤츠의 전통과 현대적 디자인을 접목했다”며 “차량 앞부분이 짧고 보닛이 길게 설계돼 전체적으로 안정감 있는 옆모습을 갖췄고 보닛 위에 볼록하게 솟은 부분을 통해 역동적인 느낌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벤츠 모델 최초로 차량 전면부 그릴에 조명이 들어오는 옵션이 적용돼 이를 선택할 경우 미래지향적 느낌도 더할 수 있다. 야간에 보면 벤츠 엠블럼 주변이나 그릴 테두리가 은은하게 빛난다. 또한 아방가르드에는 주변 상황에 맞춰 밝기를 조절하는 스마트 LED 헤드라이트가 기본 탑재됐다. ‘어댑티브 하이빔 어시스트’(Adaptive High Beam Assist)가 포함한 LED 고성능 헤드램프는 평소에는 상향등을 켜서 멀리까지 밝혀 주다가 앞차나 맞은편 차가 오면 자동으로 밝기를 줄여준다. 국내 인증기준 이전 세대보다 20mm 더 길어진 휠베이스로 실내공간도 여유로워졌다.

14.4인치 고해상 LCD 중앙 디스플레이

◆디지털 기능·편의·안전사양 강화

한국인의 ‘워너비’ 차량인 만큼 편의기능도 다양하게 탑재됐다. 아방가르드는 실내 디스플레이로 14.4인치 고해상도 LCD 중앙 디스플레이를 제공한다. 유튜브, 줌, 틱톡, 비발디 등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 있고, 한국 소비자들을 위해 에센셜, 플로, 웨이브, 멜론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애플리케이션도 추가했다. 또한 5G 통신 모듈을 탑재해 LTE보다 빠른 데이터 속도를 지원한다.

특히 수입차의 큰 불편함 중 하나가 내비게이션이었는데 ‘티맵 오토’를 탑재하며 이를 해소했다. 아방가르드에선 차량 자체 시스템으로 티맵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 시승 당시 사용하진 않았으나 운전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편의기능을 자동화할 수 있는 ‘루틴(routine)’기능도 더해졌다. 자주 쓰는 설정을 미리 등록해 두면 상황에 맞춰 차가 알아서 온도나 조명을 바꾸고 음악을 틀어주기도 한다. 앞차와의 거리 자동 유지, 차선 유지, 필요시 자동 감속·제동 등 주행 보조시스템인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패키지 플러스’와 옆에서 차가 들이받을 것 같으면 좌석 옆 부분(사이드 볼스터)이 순간적으로 부풀어오르는 ‘프리 세이프 임펄스 사이드’ 기능이 더해져 안전 수준도 높였다. 아이폰과 애플워치가 자동차의 키가 되는 디지털 키 기능도 제공한다. 아방가르드의 판매가격은 74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