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카드사 제재 본격화… 업계 파장 촉각

금감원, 3개사 신속 진행 방침

롯데 영업정지 4.5월·과징금 50억
전 대표 인적제재 포함 사전 통보
정지 기간 확정 땐 200억대 손실

우리는 가맹점주 유출 검사 끝나
신한도 현장 검사 마무리 ‘속도전’

업황 악화 속 제재로 수익 ‘빨간불’
정보보호 조치 강화 비용 압력도

개인정보 유출 사고를 낸 신용카드사들이 줄줄이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게 됐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롯데카드에 중징계 수준의 제재안을 사전통지함에 따라 가맹점주 개인정보가 유출된 우리카드와 신한카드에도 무거운 처분이 내려질 가능성이 커졌다. 카드업계는 최근 업황 부진에 당국의 연이은 제재까지 예고됨에 따라 파장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뉴시스

12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롯데카드 제재 절차를 매듭짓는 대로 우리카드 제재에 속도를 낼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우리카드 가맹점주 정보유출에 관한 검사는 끝난 상태”라며 “롯데카드 제재가 끝나는 대로 우리카드 제재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은 신한카드 현장검사도 올해 2월 마무리했다.

 

최근 금감원이 롯데카드에 고객정보 유출 관련 제재안을 사전통지함에 따라 다른 카드사들의 제재 수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라 정부가 엄벌 방침을 밝힌 만큼 징계 수위가 예상보다 낮아지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롯데카드 제재안에는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조좌진 전 대표 등에 대한 인적 제재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해킹으로 금융회사에 영업정지 중징계가 내려지기는 처음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금융사 해킹사고에 기관경고나 기관주의가 주로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금감원은 2014년 롯데카드와 KB국민카드, NH농협카드에 각각 3개월 일부 업무정지 처분을 내렸다. 당시는 해킹이 아니라 협력업체 직원이 고의로 1억건 넘는 고객정보를 유출한 점이 달랐다.

 

이번에 신용카드 3사는 해킹·직원 고의 유출 등 다양한 경로로 사고가 발생했다. 롯데카드는 온라인 간편결제시스템이 해킹돼 로그(컴퓨터 기록) 파일에 기록된 이용자 약 297만명의 개인신용정보가 빠져나갔다. 이 중 45만명은 주민등록번호도 함께 유출됐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올해 3월 롯데카드에 과징금 96억2000만원과 과태료 480만원 부과를 의결했다.

우리카드에서는 인천영업센터가 카드발급 마케팅을 위해 2024년 1∼4월 가맹점주 7만5676명 개인정보를 카드 모집인에게 전달했다. 개보위는 지난해 3월 우리카드에 과징금 134억5100만원을 부과했다.

 

신한카드도 지난해 12월 내부직원이 신규 카드모집을 위해 가맹점 대표의 개인정보를 외부로 빼낸 사실을 확인했다. 회사 자체 점검 결과 지난 3년간 사업자번호, 핸드폰 번호 등 약 19만2000건의 정보가 유출됐다.

 

최근 카드업황이 악화된 가운데 무더기 제재 가능성까지 더해지면서 업계는 향후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영업정지 제재 여부에 민감한 기류다. 2014년 업무정지 때는 신규회원 모집, 카드론 증액 등이 금지됐다. 회원 모집이 막히면 카드사 타격이 클 수밖에 없다.

 

신용평가사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롯데카드는 2014년 업무정지 처분 당시, 회원 수가 2013년 말 804만명에서 2014년 말 724만명으로 감소했다. 업계는 이번에 롯데카드에 대한 금감원의 영업정지가 최종 확정되면 매달 약 50억원의 손실을 볼 것으로 추정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당국이 카드업 전반에 정보보호 강화를 주문하면 비용 상승 압력도 커진다. 개보위는 이달부터 카드사를 포함한 전 금융권에 대해 주민등록번호 처리 실태를 사전점검한다. 결과에 따라 시정권고 등의 조치를 할 예정이다.

 

이미 올해 카드 업황은 밝지 않은 상황이다.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본업인 신용판매 부문이 악화했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 카드론 등의 수익성을 제약할 전망이다. 지난해 전업 카드사 8곳은 가맹점수수료 수익이 4427억원 감소함에 따라 당기순이익이 2조3602억원으로 전년보다 8.9%(2308억원)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