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호르무즈해협에 군함을 보내 기뢰 제거 작전에 들어갔다. 다만 이란은 미군의 호르무즈해협 기뢰 제거 작업을 허용하지 않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11일(현지시간) 성명을 내고 “중부사령부 소속 병력이 호르무즈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중부사령부는 이번 작전이 이란이 설치한 기뢰를 완전히 제거하기 위한 광범위한 임무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중국, 일본, 한국, 프랑스, 독일과 다른 여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의 국가를 위해 호르무즈해협 정리 작업을 지금 시작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군함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건 미국과 이란이 충돌한 이후 처음으로 이란과의 조율 없이 이뤄졌다고 미 온라인매체 액시오스는 전했다. 특히 미국이 이란과의 휴전협상 개시에 맞춰 군함을 투입해 기뢰 제거에 나서면서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 전력’을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메시지인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12일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려는 군함은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며 미군의 기뢰 제거 작업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또 IRGC 측은 “구체적인 규정에 따라 오직 비군사적 선박의 호르무즈해협 통과만을 허용한다”고 했다. 설령 기뢰가 제거되더라도 미사일 등 선박을 공격할 수 있는 수단을 여전히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기에 해협에 대한 이란 통제권은 유지될 전망이다. 휴전 후에도 호르무즈해협의 항행은 제한적이다. 그나마 이날 초대형 유조선 3척이 휴전 후 처음으로 호르무즈해협을 통해 페르시아만에서 빠져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해협을 통과한 초대형원유수송선(VLCC)은 200만배럴을 운반할 수 있는 라이베리아 선적 1척, 중국 선적 2척이다. 이들이 통과한 항로는 앞서 이란이 지정한 대체항로로 이란의 군사 기지가 있는 라라크 섬을 우회하는 경로다.
국내 정유·해운 업계는 해협 운항이 정상화되기까진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통과 선박 수가 적고, 통행료 징수 여부, 선원 안전 보장, 보험료 인상 등 풀어야 할 문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해운사들은 당장 봉쇄가 완전히 해제된다고 해도 곧바로 추가 선박을 투입할 수는 없다는 입장이다. 현재 호르무즈해협에 대기 중인 2000여개 선박 중 우리나라 선박은 26척, 선원은 총 173명이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이날 이란이 호르무즈해협에서 선박 운항을 사실상 통제하며 한국·일본 등 미국 동맹국들을 에너지 안보 위기로 몰아넣고 있다며 “미국 정책에 밀접히 협조해온 한국은 호르무즈해협 상황 변화에 가장 취약한 국가 중 하나로 떠올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