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 후 미국과 이란이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날을 넘기며 첫 대면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 없이 종료됐다. 양측 모두 결렬 이유를 상대에게 돌렸다. 협상은 지속하겠지만 2주 휴전 기간 내 타결에 이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1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J D 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과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이 이끄는 이란 대표단은 전날 이슬라마바드 세레나 호텔에서 협상을 시작했다. 1979년 양국 외교 관계가 단절된 이후 47년 만의 최고위급 회담이다.
극적 타결은 없었다. 밴스 부통령은 이날 오전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1시간 동안 협상을 이어왔고, 이란과 여러 차례 실질적인 논의를 진행한 것은 좋은 소식”이라면서도 “합의에 도달하지 못한 것은 미국보다 이란에 훨씬 더 나쁜 소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그들이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신속하게 핵무기를 확보할 수 있게 해주는 수단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는 명시적 약속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목표이고 우리가 협상에서 얻고자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밴스 부통령은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10여차례 통화했다고도 밝혔다. 최종 결렬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미 해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전면 봉쇄하는 조치를 시작했다”며 “미 해군은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설치한 기뢰를 제거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이란에 불법적으로 통행료를 지불하는 자는 안전한 항해를 보장받을 수 없을 것”이라며 “미 해군을 향해 발포하는 자는 누구든 지옥으로 보낼 것”이라고 했다.
밴스 대통령이 미국으로 돌아간 뒤 이란 대표단도 귀국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2∼3개 주요 이슈에 대한 이견으로 합의가 불발됐다”며 “(미국은) 과도하고 불법적인 요구를 자제하고 이란의 정당한 권리와 이익을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바가이 대변인은 “최근 24시간 동안 호르무즈해협, 핵 문제, 전쟁 배상, 제재 해제, 이란 및 지역 내 전쟁 완전 종식 등 주요 협상 주제들의 다양한 측면에 대해 논의가 이뤄졌다”며 “우리는 미국의 약속 위반과 악의적 행위의 경험을 잊지 않았고 잊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란 반관영 타스님통신은 협상 결렬 소식을 전한 뒤 “미국의 과도한 요구로 인해 공통의 틀과 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전했다.
양측 모두 추가 협상 및 외교적 노력 가능성을 완전히 닫지는 않았다. 밴스 부통령은 “우리의 최종이자 최선의 제안을 이란이 받아들일지 지켜보겠다”고 말했고, 바가이 대변인은 “이란과 파키스탄 그리고 지역 내 우방국들과의 접촉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