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도 비판한 ‘위안부 피해자 모욕’ 단체 대표 재판행

‘가짜’, ‘성매매’ 등 표현… 사자명예훼손 등 혐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는 글과 동영상을 올리고 관련 집회·시위를 벌여온 보수 성향 시민단체 대표가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김정옥)는 위안부법폐지국민행동 대표 김병헌씨를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과 사자명예훼손,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13일 밝혔다.

정의기억연대 관계자들이 이달 1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수요시위에 앞서 평화의 소녀상 주변을 청소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시위 전 위안부 모욕 시위 등으로부터 소녀상을 보호하기 위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5년10개월만에 철거했다. 이제원 선임기자

김씨는 2024년 1월부터 올해 1월까지 페이스북이나 유튜브 등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가짜 위안부 피해자’, ‘성매매 여성’ 등으로 표현한 글과 동영상을 69차례 올려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소녀상이 설치된 고등학교 앞에서 ‘매춘 진로지도 하나’ 같은 문구가 적힌 현수막을 펼쳐 들고 미신고 집회를 한 혐의도 받는다. 이 과정에서 해당 학교 학생 2명에게 수치심과 불쾌감을 주는 등 아동의 정신건강을 저해한 혐의도 적용됐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올해 1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씨의 시위를 “얼빠진 사자명예훼손”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한 바 있다.

 

이후 관련 수사에 착수한 경찰은 지난달 13일 김씨에게 사자명예훼손과 정보통신망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법원이 영장을 발부해 김씨는 구속됐고, 지난달 26일 검찰에 송치됐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위안부 문제를 연구한 교수와 시민단체 관련자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하면서 김씨가 일본군 위안부 피해를 부정하는 논리와 배경을 분석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가 피해자 구술자료의 전후 맥락을 왜곡하고, 자신의 주장의 근거 제시는 회피하면서 ‘위안부는 성매매’라는 결론을 반복하는 순환논증으로 위안부 피해 사실을 부정해온 사실을 파악했다.

 

이를 토대로 검찰은 김씨의 범행을 ‘왜곡된 신념에 기초한 확신범의 소행’이라고 결론 내렸다. 아울러 검찰은 수사 과정에서 김씨가 일본 지지 세력의 후원금을 매개로 범행을 지속해온 사실도 밝혀냈다. 김씨가 지난 5년 간 일본 지지 세력으로부터 7600여만원 상당을 계좌로 송금받은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또 피해자 보호와 재범 방지를 위해 김씨가 인터넷에 올린 명예훼손 게시글과 영상을 삭제·차단하고, 아동복지법상 아동 관련 기관 취업제한 명령 규정도 적용해 김씨를 기소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격을 침해하고 심각한 정신적 고통을 준 중대범죄”라며 “죄에 상응하는 처벌이 이뤄지도록 공소유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