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3일 “미국 무역법 301조 조사에 전략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정부는 향후 3년간 9조원대의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신규 사업을 지원해 핵심광물 등의 공급망을 확보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구 부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현재 우리나라를 둘러싼 대외 환경은 보호무역 확산과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전례없이 급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대외경제장관회의… “수출생태계 강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금운용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연합
앞서 미 무역대표부(USTR)는 과잉 생산과 강제 노동을 이유로 한국 등에 대한 무역법 301조 조사에 나섰다. 조사 결과에 따라 한국에 대한 관세 부과가 달라질 수 있다.
구 부총리는 “미국 측 지적과 달리 우리 제조업의 설비 가동률은 적정 수준이며, 우리 자본재 수출이 미 제조업 부흥에 기여하는 점 등을 적극 설명하겠다”며 “우리나라는 강제노동 금지에 대한 국제노동기구(ILO) 협약 및 국내법 등 확고한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회의에서는 신(新)통상협정 추진전략과 개발금융 추진방안 등이 논의됐다. 구 부총리는 “정부는 통상현안 대응에 그치지 않고 자유무역협정(FTA) 네트워크를 확장해 수출 성장세를 뒷받침하겠다”며 “향후 FTA 지도를 신남방·중남미·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으로 촘촘히 확대해 글로벌 공급망을 다변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향후 3년(2026~2028년)간 9조원 규모의 EDCF 신규 사업을 승인한다는 목표도 세웠다. EDCF는 후발 개도국의 산업 발전과 경제 안정을 위해 자금을 지원하는 유상 공적개발원조(ODA) 기금이다. 그간 EDCF 사업은 우리 기업이 개발도상국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됐다.
재경부는 2026년부터 2028년까지 연평균 3조원씩 9조원의 사업을 승인하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지난해 세운 중기(2025~2027년) 목표인 14조1000억원에서 5조원가량 줄어든 수치다. 최근 주요 공여국들이 재정 긴축과 국방비 증액 등을 이유로 ODA 지원 규모를 줄이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미국은 올해 ODA 예산을 16% 삭감했고, 영국은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예산을 0.5%에서 0.3%까지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에 정부는 선택과 집중의 원칙 아래서 인공지능(AI)과 문화, 공급망 등 우리 기업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EDCF 투자를 진행하기로 했다. 특히 핵심광물 등 전략자원 잠재력이 높은 개도국에 EDCF 지원을 확대해 협력 기반을 구축하고, 공급망 확보에도 기여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EDCF 인프라 사업에 AI 요소 내장(AI-embedded)을 추진하고, 개도국의 문화 인프라 건설을 지원하고 무상 ODA와 연계해 K콘텐츠 확산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구 부총리는 “EDCF 사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전략적 수출금융기금을 활용한 이익 환류 체계를 마련해 국내 수출 생태계 강화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