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최고 선수는 ‘승부사’ 한선수·‘폭격기’ 실바

2025∼2026 시상식서 남녀 MVP
한 “힘든 시즌, 우승에 상까지 행복”
실바 “당분간 모국 쿠바서 쉴 것”

2025∼2026 프로배구 V리그 남녀부 최고의 선수는 한선수(41·대한항공)와 실바(35·GS칼텍스)였다.

 

한선수와 실바는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한선수는 기자단 투표 34표 중 15표를 얻어 같은 팀 공격수 정지석(11표)을 제치고 생애 두 번째 영광을 안았다. 실바는 17표를 얻어 모마(도로공사·12표)를 제치고 V리그 첫 MVP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한선수(왼쪽), 실바.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지만, 세터는 개인 기록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포지션이다. 직접 득점하는 공격수들이 더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마련이기 때문. 2022∼2023시즌에 남자부 최초로 세터로는 MVP의 영광을 차지했던 한선수는 이번에도 대한항공을 정규리그 1위로 이끈 공로를 인정받았다. 첫 수상 당시도 역대 최고령 MVP 신기록이었던 한선수는 불혹의 나이에 다시 한 번 자신의 기록을 경신했다.

 

한선수는 2007∼2008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2순위로 입단해 18시즌 동안 대한항공에서만 뛰고 있는 V리그의 대표적인 ‘원클럽맨’이다. 지난 시즌 통합우승 5연패를 노렸지만, 현대캐피탈에게 왕좌를 내줬던 한선수는 새로 부임한 헤난 달 조토(브라질) 감독의 혹독한 강훈련을 버텨내며 다시 한 번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다. 현역 최고 세터라는 명성에 걸맞게 노련한 경기 운영과 상대의 허를 찌르는 토스 워크로 대한항공의 탄탄한 조직력 배구를 이끌었다. 한선수의 조율 아래 정규리그 1위를 탈환한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과의 5차전까지 가는 혈투 끝에 챔프전까지 거머쥐며 2년 만에 다시 한 번 통합우승의 영광을 차지했다.

한선수(왼쪽)와 실바가 13일 서울 광진구 그랜드 워커힐 서울에서 열린 2025∼2026 V리그 시상식에서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를 수상한 뒤 트로피를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뉴스1

한선수는 “(정)지석이가 부상 없이 다 뛰었다면 지석이가 받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지석이가 챔프전 MVP를 받았으니 정규리그 MVP는 욕심을 내볼까 했는데, 받게 되어 기쁘다. 올 시즌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그 끝에 우승과 상복이 따랐으니 행복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바는 GS칼텍스가 정규리그 3위에 그쳤음에도 개인 기록으로 MVP를 차지했다. 2023∼2024시즌 트라이아웃에서 6순위라는 낮은 지명순번으로 GS칼텍스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1005점으로 득점 부문 1위에 오르며 단숨에 V리그 코트를 초토화했다. 지난 시즌에도 1008점을 올리며 득점 부문 2연패를 달성한 실바는 올 시즌엔 1083득점으로 2011∼2012시즌의 몬타뇨(전 KGC인삼공사·1076점)가 보유한 여자부 역대 한 시즌 최다 득점 기록을 갈아치우며 GS칼텍스의 공격을 홀로 이끌다시피 했다. 3시즌 연속 1000득점은 남녀부 통틀어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실바의 분전 속에 5시즌 만에 봄 배구 무대에 복귀한 GS칼텍스는 여자부 최초로 성사된 준플레이오프부터 챔프전까지 6전 전승을 거두며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봄 배구에서도 GS칼텍스 공격진의 핵심 역할을 한 실바는 챔프전 MVP도 거머쥐었다. 여기에 정규리그 MVP까지 차지하면서 실바는 역대 최고 외인 중 하나로 이름을 올리게 됐다.

 

실바는 “이제 모국인 쿠바로 돌아가 좀 쉬면서 가족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자 한다. 팀에서는 재계약을 하자고 하지만, 당분간은 계약 생각은 잊고 가족과의 시간에 집중하겠다”면서 “한국에서 내년에도 뛰는 게 1옵션이긴 하다”고 향후 거취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