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언대로 미군의 '맞불 봉쇄'가 시작되면서 2주 휴전으로 간신히 수위가 낮아진 호르무즈 해협의 군사적 긴장도가 또다시 치솟게 됐다.
이란을 강도 높게 압박하는 한편 중국도 끌어들여 이란의 입장 완화를 받아내고 전쟁의 출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되지만 세계경제에 부담을 가중시켜 미국 내 유가상승을 유발하는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봉쇄 과정에서 군사적 충돌이 발생하면서 어렵사리 마련된 2주 휴전마저 위태롭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21일까지 2주 휴전이 예정된 가운데 외교적 해결을 도모하려는 중재국들의 노력을 토대로 미국과 이란이 협상 테이블에 조만간 다시 앉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특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당장 눈앞의 단기적 피해에 급급하기보다 다음달로 예정된 미중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의 협상 지렛대를 최대한으로 키울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할 가능성이 크다.
미군의 대이란 봉쇄로 발생하는 경제적 고통의 타격이 수십년간 제재 속에 살아온 이란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더 클 수 지적도 나온다.
이란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세계경제가 트럼프 대통령의 대이란 해상 봉쇄로 더욱 혼란에 빠질 위험이 있으며 중동에서의 지역적 충돌이 전세계적 금융충격으로 변모해 더욱 재앙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적했다.
이란산 석유 수출 차단은 국제 유가의 추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연쇄적으로 미국 내 기름값 상승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가을까지 유가가 떨어지느냐'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아마도 좀 더 높아질 수도 있다"며 유가 상승 가능성을 열어둔 것도 명확한 출구가 아직 보이지 않는 이란전쟁발(發) 여파를 감안해 여론을 관리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가뿐만 아니라 호르무즈 해협은 알루미늄과 헬륨, 비료 등 다른 주요 원자재들이 지나는 핵심 길목이기도 하다. 농가 지지에 크게 기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비료 가격 상승으로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대이란 해상봉쇄 카드가 압박 수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제 군사적 충돌을 초래하며 2주 휴전 합의마저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우려도 크다.
호르무즈 해협은 폭 자체가 좁고 기뢰가 매설된 데다 해안을 따라 이란이 미사일·드론 전력을 배치해둔 지역이다. 이란 역시 미군의 해상봉쇄를 '해적질'로 규정하면서 강경 대응을 예고한 상태다.
상대방을 자극하거나 오판을 초래하는 사소한 계기가 대형 충돌로 번질 수 있는 탓에 향후 전개를 누구도 장담할 수 상황이다.
해상봉쇄에서도 이란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를 대비해 트럼프 대통령은 군사공격을 제한적으로 재개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일단 결렬된 미국과 이란의 협상에 다시 불씨가 붙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파키스탄과 이집트, 튀르키예 등의 중재 노력이 일단 계속되고 있다. 이들 국가가 향후 며칠간 미국·이란과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미 온라인매체 악시오스가 보도했다.
미국과 이란도 물밑 협의를 아예 차단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서로의 요구조건을 파키스탄 회담에서 확인한 이후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을 때까지 유리한 협상 고지를 점하기 위해 치열한 신경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취재진 문답에서 이란이 연락을 해오고 있으며 이란이 합의를 간절하게 원한다고 했다.
이란이 보유한 고농축 우라늄을 거론하며 "되돌려받거나 우리가 가져올 것"이라면서 이란이 핵개발 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합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협상을 통한 타결 기대를 유지하되 핵개발 포기와 고농축 우라늄 처리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재차 분명히 확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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